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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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호. 교사에게 서운한 아이, 마음도 풀어주고 할 말은 하는 상담

류지현 (잔디라) 우리 반 회장 성희가 요새 기분이 무척 안좋아보였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그냥 ‘기분이 안좋아서’라는 말만 한다. 오후에 교실에 혼자 앉아있는데 기분이 가라앉고 뭔가 걸리는 듯이 답답하다. 최근에 내가 아이에게 했던 행동과 말들이 마음에 걸린다. 아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였다. 어머님께서는 아이가 최근에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 같고, 내 편을 안들어 주고 친구편만 들어 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말씀하시며, 아이에게 칭찬과 인정을 조금만 더 해달라고 하였다.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기분도 나쁘고, 스스로에게 아쉽다. 뭔가 못마땅하다. 나도 짐작하던 거였는데, 막상 확인하니 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을까... 이유를 생각해보니 과거의 일들이 떠오른다. 예전 6학년 공부 잘하고 똑똑..

제63호. 사과와 감사를 표현한다는 것

정유진 (낄낄) 발음이 잘 안 되는 땡땡이는 목소리가 아주 크다. 언어치료가 필요해 보이지만 어머니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일단은 그냥 두고 계신다. 녀석이 마음이 급해서 말을 빨리 할 때는 진짜 알아듣기가 힘들다. 땡땡 : 선생니임!! 아까 국어 시간에 끄아이어 했잖아욧! 나 : 응? 뭐라고? 땡땡 : 아까 국어 시간에 끄!아!이!이! 나 : 국어 시간에 뭐? 땡땡 : 아니이!!!! (소리소리를 지르며) 끄아이이요!!!!!!!! 나 : (아까 국어 시간에 한 거라면...) 아~ 끝말잇기!!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나도 좀 귀찮기도 하고 바쁠 때는 알아들은 척 하게도 된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땡땡이가 기가 죽거나 위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늘 할 말을 다른 친구들보다도 더 하고 알아들을 때까지..

제62호. 수업시간에 마음으로 만나기

김정석 (소망) 2학기에는 수업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수업 끝나기 전 5~10분 정도 아이들이 말 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하게 된 이유는 첫째, 수업 중에 아이들이 어떻게 존재했는지 내가 확인하고 싶었고 둘째, 아이들에게도 자기 존재를 드러낼 기회를 주고 싶었다. 셋째는 아이들끼리도 서로 존재를 확인할 기회를 주고 싶었고 넷째 이유도 있다. 그건 ‘내가 남들보다 더 가진 자원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을 때,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니 그걸 수업 시간에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한 장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제시하였다. "오늘 ~~을 배우고 나..

제61호. 오! 시원하구나, 마음 비우기

김태곤 (보리) 내 감정을 얘기하고 상대에게 이해받는 말을 듣다보니 시원함을 느꼈다.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느낀 건 처음인 것 같다. 아주 반갑다. 입시를 앞둔 고3 우리 반 녀석들이 마지막 한 시간을 못 참고 도망쳤다. 다음날 몇 명을 교무실로 불러서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주욱 쏟아냈다. "실망하고, 짜증나고, 괘씸하고, 자존심 상하고, 무기력하고, 원망스럽고, 좌절감 들고....." 얘기하다보니 아이들이 그냥 가만히 있는 거 아닌가. 나는 답답해져서 내가 어떤 심정일지 얘기해보라고 했다. 이해받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당황한 것 같았지만 조금 힌트를 주자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화가 나셨을 것 같아요." "그럼. 화가 조금 났지." "선생님이 남으라 했는데 그냥 가서 실망하고 서운하셨을 것 같..

제60호. 우리 딸 아빠 좋아하는 거 맞네!

김승배 (달콩아빠) 난생 처음 119 구급차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다행히 이석증이라는 진단에 안심하며 쉬고 있던 저녁에 갑자기 병실에 나타난 딸. 가방을 내 몸에 집어던지더니 “이게 뭐야?”하며 운다. 내 눈에도 눈물이 흐른다. 반가우면서도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아프고, 애틋하면서도 미운 딸 달콩. “우리 딸 아빠 좋아하나 보다!” 대답 없이 울음을 그치더니 갑자기 가방을 연다. 팥빵, 크림빵, 이름 모를 빵들. 포도쥬스, 꿀차, 요플레, 삶은 계란 등등을 잔뜩 꺼내놓는다. 나: “뭐가 이렇게 많아?” 딸: “만원도 안 들었어!” 나: “니가 좋아하는 것들 아니가?” 딸: “다 아빠 좋아하는 거야! 이거만 던져주고 갈라했는데...” 또 운다. 나: “우리 딸 아빠 좋아하는 거 맞네. 그럼 좋다고 말해..

제59호. 본심코칭으로 풀어가는 집단따돌림 (2) 마음 이어주기

정현주 (테야) 지난 호에 이어, 따돌림 당했던 A와 마음을 풀고 싶다는 여학생들이 함께 진행한 집단상담입니다. 이야기를 누구부터 시작할까 하다 다들 쭈뼛쭈뼛하길래 A에게 너부터 해보겠냐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한다. 그래서 - 얘들아 좀 도와줄 수 있겠나? 지금 A가 말을 못하는 것 같은데, 왜 말을 못하는 것 같은지 혹시 알려줄 수 있을까? 선생님은 좀 답답하거든. - 당황했을 것 같아요 - 어떤 점에서? - 갑자기 이런 자리에 데리고 와서 얘기하라고 하니까. - 아~ 갑작스런 자리라 당황했을 거란 얘기네. - 또 왜 그런 것 같아? - 무서울 것 같아요 - 긴장될 것 같아요 - 걱정될 것 같아요 - A는 듣고 어떻노? - 두려워요. - 두려운 모양이네? 뭐가 두려운 것 같노? - 애들이 뭐라 할지 몰..

제58호. 본심코칭으로 풀어가는 집단따돌림 (1) 마음 알아주기

정현주 (테야) 1학년 여학생 12명을 데리고 2시간의 상담을 진행했다. 한 학급에 한 명의 아이를 두고 따돌림이 일어나 약 3개월간 A가 밥을 먹지 못하고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그래서 반아이들중에서 그나마 A와 친했던 아이 두명과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아이들의 억울한 마음을 충분히 풀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A와 사과하고 싶다고 하여 3명이서 집단을 한 시간 하였다. 그리고 나니 "우리는 풀렸는데, 우리반 아이들은 여전히 화가 나있고, 풀지 않을 건데 어떻게 해요?"한다. 그래서 그 마음의 본심이 무엇인지 확인했고, 너희가 마음이 진심으로 풀려서 A를 대하면 나머지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레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다. 마음써줘서 고맙다 전했고, 편하게 A를 대해줘보라고 했다. 이틀뒤 두 아이가..

제57호. 아들과 나눈 마음리더십 대화

조연식 (조레이) 유학생활로 집을 떠나 있던 아들이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주말엔 축구도 하고, 테니스도 가르쳐주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은 예전보다 의젓해지고 우리 얘기를 곧잘 들어주기도 하지만 집에 온 지 20일이 되어 가는데 정작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전념하는 듯 보인다. 나는 아들이 집을 떠나 있는 동안 가졌던 마음도 듣고 싶고 이제는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솔하게 나누고 싶어서 사전에 아내랑 서로의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갖고 나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아내는 예전과는 다르게 아이의 행동을 보고,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이해하며 기다려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면서도 해야 될 일을 하지 않고, 엄마의 바람을 무시 당한 것 같을 때 기분이 언짢기도 하다고 한다. 나는 ..

제56호. 효빈이가 듣고 싶은 말

김수진 (열음) 초등학교 1학년 다니는 둘째 딸 효빈이가 하루는 냉장고에 삐뚤빼뚤 쓴 종이 하나를 붙여 두었다. * 제목 : 듣고 싶은 말 (동시) 효빈 : 선생님 ~ 저 못하죠? 선생님 : 아니야.. 효빈이 잘하고 있어. 지금은 잘 못 하지만 배우면서 잘 하게 되는 거야.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의 머리를 빗기며 물었다. 나 : 효빈아~ 저 시는 무슨 의미야? 효빈 : 응, 내가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잘 안돼서 많이 속상했거든~그래서 저 말을 선생님에게 들으면 내가 정말 좋을 것 같아서 적어본 거야. 나 : 아~ 그렇구나. 효빈이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서툴고, 잘 하지 못하지만 배우면서 잘 하게 된다고 믿는구나. 효빈 : 응.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아한다.) 나 : 야~ 효빈이 멋지네! 든든하고, 아빠..

제55호. '내 속마음 상자'에서 보물 찾기

김나현 (우짜) 우리 반에는 보라색 작은 상자가 있다. ‘내 속마음 상자’이다. 아이들은 하루를 보내며 화났던 일, 미안한 일, 칭찬하고 싶은 일,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상대에게 짧은 편지 형식으로 쓴다. 그러면 종례시간에 상자를 열어 마음비우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하고, 부탁하기도 한다. 쪽지 1 “진영아, 너가 선생님 앞에서 머리를 때려서 나는 너무 당황하고 기분이 나빴어. 앞으로는 머리 때리는 것 안 해 줄래?” - 현빈이가 나 : 현빈아, 진영이한테 화가 많이 났나보네. 더구나 선생님 앞에서! 진영아, 너는 듣고 어떤데? 진영 : 흐흐흐(멋쩍고 미안해하는 눈치다) 나 : 미안한가보네? 진영 : 흐흐흐 나 : 왜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멋쩍어? 진영 : (갑자기 일어나 현빈이 쪽으로 걸어가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