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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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호. 친구들과 함께 풀어가는 갈등중재

김정석 (소망) 난 학생부 일을 맡고 있는데 동료 샘이 ‘지한이’와 ‘성현이’ 간의 갈등을 중재해 달라고 의뢰를 했다. 두 녀석의 갈등이 1 년 이상 지속되어 왔고, 어제 또 싸웠다며 이번에 중재가 안 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 오셨다. 두 학생을 불러다가 갈등 중재를 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지한이’랑 ‘성현이’가 안타깝기도 했고, 두 녀석 다 3학년 내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아이들이라 잘 하면 3학년 전체 아이들과의 관계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또, 왠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있었다. 두 녀석에게 각각 믿을 만한 친구 2명을 데리고 교무실로 모이라 했다. 당사자 2명, 각각 친구 4명, 나까지 총 7명..

제43호. 분노를 넘어 아름다운 우정으로

안숙희 (요정) 쉬는 시간이 끝날 무렵 6반 복도를 지나가는데 진영이와 현우만 남은 교실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교실에 들어갔더니 진영이가 주먹을 쥐고 현우를 때리려는 찰나. 깜짝 놀라서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아슬아슬하고 긴장되고 걱정됐다. 나 : 잠깐!! 얘들아~ 무슨 일이야? 진영이가 목발을 짚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분을 참고 있는 표정으로 오른쪽 주먹을 힘껏 쥐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걱정되고 불안했다. 눈물을 보니 안쓰럽고 맘이 아팠다. 현우는 놀라고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 때리면 공격할 듯한 방어적인 자세로 진영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듯 보였다. 둘 사이가 감정이 꽉 차있고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져서 걱정스러우면서도 '서로 하나하나 이해하고 풀어 가면 되겠지' 하는 믿음과 안심되는 마..

제42호. 엄마, 나 정말 너무 힘들어요

김진우 (황토집) 우리학교는 매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다요인 인성검사를 실시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진영이가 정서불안에 충동장애(자해, 자살)가 높게 나와서 너무 놀랍고 의아했다. 아침에 늘 웃으며 인사하고 지금 기분을 잘 말해주던 아이인데,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방과 후에 불러서 이야기를 나눴다. 나 : 진영아, 선생님이 방과 후에 보자고 해서 궁금할 거 같은데... 어때? 진영 : 예 궁금해요. 나 : 학교 끝나고 빨리 가고 싶을 텐데 시간은 괜찮아? 약속이 있거나 학원에 가야하는 시간은 아닌가 살펴지네. 진영 : 괜찮아요. 나 : 선생님은 진영이가 늘 웃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책도 열심히 읽는걸 보고 굉장히 안심되고 든든하고 좋았거든.(진영이가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나 : 그런데 이번..

제41호. 효빈이의 받아쓰기 100점 탄생기

김수진 (열음) 둘째 효빈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걱정이 좀 된다. 효빈이(초등1학년)는 큰 아이(초등6학년)와는 기질이 많이 다르다. 더 살갑고 애교가 많긴 한데 책임감이라든지, 성실함, 꼼꼼함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나는 아이가 기질대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버겁고 힘든 학교생활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생활이었으면 좋겠다. 지난 9일. 둘째가 학교에서 목요일에 받아쓰기 시험을 본다고 했다. 아이는 받아쓰기 공부하는 프린트를 잊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큰소리를 친다. 큰 아이가 둘째에게 초등학교에서 처음 보는 받아쓰기 시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니 둘째도 결연하게(?) 시험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공부하는 듯하다. 나 : 효빈아~ 내일 받아쓰기 시험 보는데..

제40호. 기억 수업

추주연 (단풍나무) 이틀에 걸쳐 ‘기억’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했다. 13년 동안 살면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나 사건을 이야기하게 했다. 한 아이가 기억을 말한다. 뒤이어 너도 나도 자신의 기억들을 말한다. 자동차 바퀴에 다리가 끼었던 기억, 너무 더운데 엄마가 자꾸 두꺼운 이불을 덮어주어 답답하고 숨 막혔던 기억, 다리미가 손으로 떨어졌던 기억, 언니와 바닷가에서 놀던 기억, 눈싸움 하던 기억, 죽음이 뭔지 몰랐던 어린 시절 강아지가 죽어서 찾으러 다니던 기억... 아이들이 말하는 기억에 따라 나도 떠오르는 기억을 이야기하였다. 더 깊은 바다를 보여주려고 아버지가 어린 나를 안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던 기억, 아버지가 외출할 때면 동네 슈퍼까지 따라 나가 아이스크림을 얻어먹던 기억. 희한하게 그렇게 밉고..

제39호. 불편한 학부모에게 할 말 하면서 관계 개선 시도하기

정유진 (낄낄) (매일 학교로 전화해서 아이에 대해 묻고 애가 조금만 뭐라 그러면 시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님. 벌써 5번 교무실로 직접 전화를 해서 온 학교가 다 알게 되었고, 선물을 안 받는다고 화를 내어 마음이 몹시 불편했던 학부모님과의 전화통화.) 학부모 : 선생님, 저 사랑(가명)이 엄만데요. 나 : 네 안녕하세요. 학부모 : 제가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연락드리는 건데요. 우리 사랑이가 요즘 밥을 못 먹겠대요. 나 : 급식을 잘 못 먹나요? 학부모 : 사랑이가요. 사랑이 앞의 아이가 뚱뚱해서 그런지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도 어제랑 그 전날은 저녁까지 못 먹었어요. 나 : 저녁까지요? 학부모 : 네에, 사실 우리 사랑이는 ..

제38호. 선생님은 인문계잖아요.

박상민 (인디언) 농고로 수업 지원(순회)을 나가는 3일 째 아침, 알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떴다. 아이들과 관계 맺기 위한 활동을 준비해서 첫째 날과 둘째 날 수업에서 시도했는데, 아이들 반응이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다. 힘 빠지고, 걱정이 되었다. 잠에서 깨어 누운 채로 '오늘은 어떻게 수업하지?' 생각해 보았다. '준비한 대로 선사 시대 수업을 해야 하나, 아니면 관계 맺기 활동을 한 번 더 해봐야 하나?' 마음이 잡히지 않고 혼란스러웠다. '관계 맺기 활동이 별로였으니 차라리 본격적인 수업을 위한 전 단계로 강백수밴드의 '타임머신' 뮤직비디오를 보여줄까? 그걸 보고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할까? 여기에다 가을하늘님이 밴드에 올린 성균관스캔들의 정약용 장면을 보여주고, 질문의 중요성에..

제37호. 학급의 갈등 누그러뜨리기

김정석 (소망) 학년말, 성적 처리도 끝났고 진도는 다 나간 상태. 아이들은 드라마를 틀어달라고 난리였다. 못 이기는 척, 생기부 작업도 할 겸 그리 해 주고 있었다. (이런 나의 수업 실태를 적자니 민망하다.^^) 여자반 6반에 들어갔더니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 아이들 예닐곱이 모여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나 : 야, 니네들 무슨 일 있어? 웬일이야, 드라마 틀어달라고 난리더니. 학생 : 선생님은 모르셔도 돼요. 나 : 엥?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겼나 보네. 왜 그래? 학생 : 저희 반 문제라서요. 나 : 말하기 민감하다는 말이지? 야, 선생님이 갈등해결 전문가야. 몰라? 나한테 얘기 해봐. 학생 : 에이, 선생님은 모르셔도 된다니까요!! 나 : 그래 알겠다. 근데, 반 분위기가..

제36호. 부모님

조연식 (조레이) 오늘은 아내랑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로 한 날... 어제 전화로 오늘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가 식사를 못 드신다는 얘길 듣고, 마음이 아리고 안쓰럽고, 걱정되는 마음에 고기와 간단한 시장을 봐서 찾아뵈었다. 항상 시골은 바쁜 일상이 있어 기력이 없으신 부모님을 위해 오늘은 맘 먹고 일손을 도와 드리고 맛있는 식사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초췌한 아버지를 보니 안쓰럽고, 죄송하고, 맘이 아팠다. 아버지는 만성 폐질환이 있으셔서 언제라도 병원에 가야하는 성치 않으신 몸으로 일년에 두세번은 입원치료를 해야 하고 지금도 정기적인 검진과 약을 드시고 있으시다. 그 옆에서 병 수발과 평생 농사일을 같이 하신 어머니는 이제 허리가 휘고 관절염이 있으셔서 당신 몸도 거동하기 불편해 하..

제35호. 15년만에 남편에게 내 마음을 이해받다!!

추주연 (단풍나무) 남편과 이런 저런 방학 계획과 여행 계획을 짜는 중이었다. 나 : 개학은 3일이고 2일에 공동연수라 출근해야 해. 남편 : 아니 뭐하러 공동연수를 하는 거야? 충북은 정말 제도가 이상해. 나 : 뭐, 하루 먼저 나와서 개학 준비하라는 거지. 나는 개학날 애들이랑 같이 우왕좌왕 하는 거 보다 하루 먼저 출근해서 준비하는 게 낫더라. 남편 : 너처럼 미리 나올 사람은 나오고 알아서 하는 거지. 강제로 다 나오라고 하는 건 아니지. 나 : 당신은 되게 못마땅한가보다. 남편 : 그렇지. 나는 내가 알아서 준비하는데 누가 시키면 더 하기 싫더라. 나 : 당신은 알아서 자발적으로 하는데 시키면 반발심이 생긴다는 거지? 남편 : 어. 그렇지. 나 : 근데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보면 다 당신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