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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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호. 국어사전, 조요하다(照耀--) :밝게 비쳐서 빛나는 데가 있다

이맹기 (비스따리) 스스로 아쉬웠다, 제법 많이... 계속 생각이 났고 자책이 되면서도 스스로 이해해주고 수용하고 싶기도 하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나를 이해받고도 싶다. 어제 영어단어 수행평가 겸 어휘경시대회를 했다. 영어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연우가 다른 것은 다 맞았는데 '조용한'을 '조요한'이라고 써서 채점이 고민되었다. 같은 과 선생님도 오답처리하는 게 맞다고 하셨고 나도 연우의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했다. 평소 친했고 자기 실수를 잘 수용해주기도 하는 친구라 복도에서 만난 김에 불러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연우는 '맞다고 해줘야 한다'면서 계속 주장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니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객관적 사실만 이야기하면 엄연히 틀린 답이야."라면서 나의 타당한 근거를 늘어놓..

제171호. 언제나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김태곤 (보리) 최근에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서 공유해요. 아직 스스로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감흥이 없어지기 전에 그냥 쓰고 싶어요. 관점이 바뀌면서 문제가 해결된 경험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완벽주의를 버리면서 행복해진 경험이기도 해요. 혹은 미래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현재를 즐기는 경험, 또 '지금의 나로서도 충분하다'는 체험이기도 해서 저에게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어요. 저는 영어교사이고 꽤 오랫동안 공부를 해왔지만 항상 부족감에 시달려왔어요.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게 없어서 스트레스였거든요. 그런데 올해 초에 영어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한 달 쯤 전부터는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실력이 갑자기 늘었을 리는 없는데 전에는 안..

제170호. 마음을 알아주는 마법의 한마디

김중수 (장이) 자꾸 회의가 겹쳐 우리학교 벌새모임(마음리더십 교사모임)을 10월에는 3주나 못했습니다. 이번 주는 회의가 없어 오랜만에 모여서 기분을 나누는데 한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가 치매끼가 있는데 모시고 살 형편이 안 되어 간병인을 써요. 얼마 전에 간병인을 새로 구했어요. 어머니는 다른 지역에 계셔서 새 간병인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잘하니 못하니 참견한 적도 없는데 그분한테 뜬금없이 전화가 왔어요. 자꾸 어머니 주변 분들이 지난 번 간병인이랑 비교한다는 거예요. 전에 그 사람은 이렇게 했는데~, 저번 사람은 이런 것도 하던데~ 이렇게요. 자기 딴엔 최선을 다하는데 이런 소리를 자꾸 들으니까 열 받아서 저한테 전화한 거라면서 전화 받자마자 막 큰소리로 흥분해서 쏘아붙이더라고..

제169호. 상처가 아닌 배움으로!

최미영 (아름다운) 어제,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동료들을 만났다. 각자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K는 어릴 때 앞서 걸어가던 엄마가 뱀에 물리는 것을 본 이후 지금도 걸을 때 뱀이 나올까 두려워한다고 했다. 밧줄이나 나무줄기도 뱀처럼 보여 흠칫 놀란다고 했다. 나는 흐르는 물에 대해, 어린 아들이 비로 불어난 물에 휩쓸리는 장면에서 옆에 속수무책으로 서 있던 나에 대해 말했다. 그때 동료Y와 함께 그곳에 있었고 Y가 물에 휩쓸리는 아들을 건져냈다. 어른에게는 종아리까지 오는 물살이었지만 어린 아들에게는 휘청거리고 넘어져서 물에 잠기게 한 물살이었다. Y는 20년이 넘은 그 장면을 아직 상처로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한 순간의 일이었고 아이가 넘어지듯 그렇게 가벼운 일이었고 심지어 아이는 울지도 ..

제168호. 칭찬, '물을 줘서 나무를 키우는 일'

김승배 (달콩아빠) 2학기에는 교무전담팀회의를 할 수 없었다. 1학기를 살아온 힘이었는데, 아쉬웠다. 1학기 마치는 날 실무사 선생님이 '엄지 척'을 하며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시간 중 가장 행복한 1학기였다고 했었는데. 2학기에는 같이 비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었다. 고민하다 같이 모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안숙희선생님이 추주연선생님의 강의에서 배워 수업시간에 써먹었다는 가칭 '색종이 칭찬'이다. 손바닥 크기의 메모지에 팀 멤버의 이름을 쓰고 샘들이 돌아가며 칭찬, 인정이나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기로 했다. 같이 모이거나 할 시간이 없으니 3일 동안 종이를 돌려가며 틈틈이 썼다. 실무사 2명, 교무팀 6명, 공익요원 1명에다가 교감선생님까지 모두 10명. 하다 보니 그림을 그리고, ..

제167호. 친밀한 관계를 넘어 진짜 교사공동체로 한걸음!

추주연 (단풍나무)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 모임에 강의 지원을 나갔다. 자주 모이고 서로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퍽 관계가 좋은 교사들 모임이었다. 보기 좋고 함께 있는 것이 즐겁고 편안했다. 강의 중에 을 함께 보고 영상을 보면서 든 기분, 생각, 본심을 말하도록 안내했다. A교사: 저는 영상을 보면서 칭찬스티커 안쓰길 잘했구나 싶어 다행스러워요. 꼼꼼하게 관리할 자신이 없기도 했구요. 또 착한 아이들조차 칭찬 스티커 때문에 뭔가를 하는 건 진짜 내면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요. 아이들이 마음으로 우러나와 행동하길 바라는 거죠. 나: 선생님은 다행스러우셨군요. 안심되셨겠어요. 정말 바라는 건 아이들이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하게 되길 바라시나봐요. A교사: 네, 맞아..

제166호. 바꿀 수 없는 현실, 마음과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

김승배 (달콩아빠) 중3 아들이 걱정된다. 사춘기라 다 그러려니 생각하지만 계속 이렇게 두고 봐도 되나 싶을 때가 많다. 일단 말이 없다. 방에서 나오는 경우는 화장실 갈 때나 밥 먹을 때다. 말을 해도 매우 많이 아주~~ 짧고, 퉁명스럽거나 짜증난 투로 말한다. 화났냐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면 아무 일 없단다. 그 대답도 짜증나고 화난 투다. 주변에 들어보니 그땐 다들 그렇다 해서 차분히 지켜보고 있지만 2년 이상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더 심해진다 싶어 걱정되고 답답한 노릇이다. 우연히 진로선생님을 만나 말했더니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해서 그러는 거예요." 선생님의 아이도 그랬단다.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마음과 에너지를 쓰다 보니 힘들고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

제165호. 마법의 대화 기술

김중수 (장이) '입으로 듣기'를 간단히 실습한 김에 기세를 몰아 전체 쌤들께 메신저를 이렇게 보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늘부터 3일간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시험기간은 담임 선생님들께서 학생들과 감정적으로 깊이 만나기 좋은 절호의 찬스입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만 되면 몰려와서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을 털어놓을 것입니다. 3일간의 짧은 기간을 통해 학생들 마음속에 신뢰롭고 든든한 교사로 자리매김하는 마법의 대화 기술을 써 보시겠습니까? 학생들이 찾아오면 다음과 같은 말로 반응을 실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1. 학생의 말을 그대로 따라 말해 준다. 2. 학생의 기분을 찾아 대신 말해 준다. 다음 예시를 참조하세요. (1) 학생: 선생님 시험 망쳤어요. 교사: 시험 망쳤다는 말이구나. 정말 괴롭고 속..

제164호. 내 생각의 껍질을 벗고 실제와 만나기

박모정 (봄비) 며칠 전부터 이상한 감정들이 나를 찾아왔다. 힘겨운 상황에 대한 섭섭함이나 서운함, 원망 대신수치심, 막막함, 버거움, 힘겨움, 진공상태의 무기력감, 무거움과 자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체중이 줄었고 웃는 표정 하는 것이 힘들었다. 손이 놀랄만큼 차고 석 달째 새벽마다 배가 아파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고 무섭고(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눈길을 확인하는 것이 두렵다.) 교실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도 불안하고 긴장되고 무섭다. 맹수 우리에 갇힌 병아리 같은 심정이다. 예전에도 느꼈던 익숙한 감정들이다. 또 찾아왔구나. 과거, 내가 이 감정들 안에서 살 때는 정말 이 감정들이 전부 진실이고 그래서 나는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감정..

제163호. 발달장애 아이를 품어가는 초등공감교실 이야기

김아영 (산) 초등 3학년인 우리반에는 발달장애 학생이 있다.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우선 교사인 나부터 발달장애에 대해 모르는게 많아서 특수교사인 우주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학기초 괴로울 시절, 언니한테 한참 얘기를 하다보니 맘이 좀 편해졌었다. 대뜸 걸려온 전화를 자상하게 받아주는 언니가 고마웠다.언니에게 얻은 힌트는 "그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불편했을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라. 그걸 아이가 직접 할 수 있으면 아주 효과적이더라."였다. 장애학생의 부모님에게도 아이를 소개할 시간을 갖고 싶으니 준비를 해달라 했다. 먼저 아이들의 불편함을 공감하여 덜어내고 나면, 어머님 말씀이 더 잘 전달될거라고 하니 흔쾌히 동의하신다. 장애학생 도연이는 순회수업을 보내놓고 수업을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