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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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8

제8호. 선생님이 미웠겠다

추주연(단풍나무) 1회고사 역사 서술형 답으로 ‘일본이 조선을 따먹으려고 한 것이다.’ 라고 쓴 학생이 있다. 역사 선생님께서 학생부에 회부해야할 답안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도 당황스러웠다. 수업에 들어가서 영화에게 물었다. 나 : 영화야, 너 서술형 답 쓴 거 이거 뜻을 알고 쓴 거야? 이게 어떤 의미로 쓰이는 말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영화 : 아니요. 나 : 내가 어이가 없다. 네 답을 학생부에 회부하자고 의견까지 나왔어. 따먹으려고 한다는 표현은 안 좋은 의미의 은어로 사용되는 말이야. 무슨 뜻인지는 애들한테 물어봐. 아니면 이 시간 끝나고 나한테 와도 돼. 뜻을 모른다는 영화의 대답에 나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였다. 그래서 가볍게 넘기고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을 진행하는데 영화가..

제7호. 학부모 상담 멘트 만들기

김미영(우리) 지난 주는 학부모 상담주간이었다. 평화님이 지난번 『교사 공감교실』워크숍 때 부모님이 직접 방문하여 상담하도록 한다는 말씀을 듣고나도 이번에 꼭 그렇게 해 봐야겠다고 다짐했었다. 학부모들에게 간곡히 안내를 잘 해서인지 직장 다니는 분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방문하는 정성을 보여주시는 등 세 명만 전화로 상담하고 22명의 학부모를 만나 뵙게 되었다.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쉴 틈 없이 상담하느라 목도 아프고 고단했지만 기쁨도 크다. 학생과 부모님에 대한 믿음이 훨씬 커졌다. 처음 2-3일은 열심히 이야기 나누고 몸도 피곤했지만 뭔가 아쉬움이 생겼다. 사실적인 정보를 세세하게 기억해내어 주고받는 것은 나에게 벅차다. 이번에 마음먹고 아이들을 관찰해서 기록해 두었지만 몇 가지 말하고 나면 할 ..

제6호. 준영이와의 상담

김후남(나무) 어제 피곤해서 집에 있다가 학교에 오겠다고 문자를 보낸 아이다. 안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어제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집에도 없다고 한다. 어머님과 통화하니 피곤해한다고 한다. 어머님의 말씀으로는 1학년때는 한번 무단결석을 했는데 2학년 되어 몇번 이런일이 있고, 말을 걸어도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그런 자기를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많이 답답하고, 걱정되시겠어요.라고 마음 알아드리니 어머니 음성이 좀 더 높아지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좀 더 하신다. 나는 들을 여유가 많지 않아서 입으로 듣기를 조금 하다가... 어머님께서 집에서 준영이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들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저도 준영이와 만나서 준영이 마음을 들어보고 얘기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협심해서 준영이..

제5호. 관계의 패턴

김승배(달콩아빠) 주말에 와이프와 뒷산에 올랐다. 간만에 초4 아들도 함께 가는 산행. 갑자기 어머니 칠순 잔치 이야기가 시작되더니 와이프가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한다. ‘칠순잔치를 왜 시동생인 막내 삼촌이 주도하냐?’, ‘삼촌 칠순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 한참동안 와이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 말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고, 며느리의 입장에서 시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해되는 면이 있기에 잘 듣고 받아 주었다. 충분히 이야기 하고 나면 나나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항상 보여주었기에 기다리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20여분 말하면서 나의 설명을 듣고는 스스로 어머니 쪽의 입장을 이해하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는... 와이프: 오늘은 내 이야기를 잘 ..

제4호. 꼬마들 갈등 중재

김아영(산) 새로 옮긴 학교에서 거점영어교육센터 업무를 맡아 수업이 적고 담임도 하지 않는다. 센터 업무를 주로 하고 강사, 아이들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까이 만나고 삶을 나누는 것이 내게 큰 에너지가 되는데, 그럴 수 없는 형편이 아쉽고, 여기 올릴 사례도 마땅치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지내다 보니 갈등을 중재할 일이 참 많이 생긴다. 다음은 그 중 간단한 한 사례이다. 강사가 샘 ! 부르러 왔다. 수업 시작 전 강사: 애들 싸우는데.. 교사: 네 알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ㅈㅇ이는 울고 있고, 초등학교 3학년 ㅇㅊ이도 표정이 안좋다. 무학년제 수준별로 나눠진 반이라 한반에 학생이 14~17명, 학년과 학교가 섞여있다. 교사: ㅈㅇ아, 많이 아파? ㅈㅇ: (끄덕끄덕). ..

제3호. 아이가 소심해서 걱정이라는 학부모 상담

정유진(낄낄) 학부모 상담주간, 오후 6시 30분에 직장을 마치고 상담시간을 잡으신 학모님 한 분이 학생과 함께 오셨다. 평소 맞벌이 집안이라 외할머니께서 아이를 자주 돌봐주고 계셨는데 입학식 날, 외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이서 ‘아이가 소심하다’며 걱정이라는 말씀을 수없이 하셔서 인상적이었더랬다. 이번에도 오자마자 아이 손을 붙들고 ‘아이가 소심해서 걱정이다, 저거 오빠 반만 닮아도 걱정이 없겠구먼. 얼마나 소심한지... 선생님 야 발표도 안 하지요?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교사: 안녕하세요? 일을 마치고 바로 오시느라 바쁘고 힘드셨을 텐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아니에요. 애가 소심해서 너무 걱정이라 와봤어요. 야가 보기보다도 더 소심하거든요. 발표도 잘 안 하지요? 교사: 걱정이 많이 되시..

제2호. 저울 중앙에 선 아이

정현주(테야) 이 아이는 늘 미소를 짓는다. 소리도 없는 사진처럼 늘 똑같은 미소. 그리고 항상 괜찮다고 말한다. 덤덤하다 하고 늘 잠이 온다하고 하루에 14시간이상을 자는 아이다. 보고 있으면 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아이는 닫아버린 듯 했고, 꺼질 듯 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말에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고 한다. 어려움은 없느냐고 하니 자꾸 잠이 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잠은 하루에 약 14시간 정도 잔다고 한다. 잠을 자는 것이 내게 어떤 점이 좋으냐고 물으니 아무 고민도, 아무 생각도 안해서 좋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이 있느냐 물으니 딱히 꼭집어 말할 만한 것은 없다고 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 잠을 자다보니 엄마랑 싸우는 일도 생긴다고 하였다. 교사: ..

제1호. 있는 그대로 수용하니 내 마음이 가볍다!

홍석연(봄)1. 호랑이와 곶감 색칠하기 학생: (짜증내며) 안해요.~~ 교사: 한 번 해보자.~~ 학생: (얼굴을 찌푸리고) 색칠하는 거 귀찮아요. 교사: 색칠하는 거 귀찮구나. 그래도 샘은 네가 이거 다 했으면 좋겠는데..친구들 것 보면서 하고 싶을 때 해. (잠시 후) 학생: (전체 중 한 부분만 여러 가지 색을 쓰고, 나머지는 한가지 색으로 대충..다 색칠해버렸다.) 다 했어요~~ 교사: 와~ 다 했구나. 특히 요부분(여러 색을 사용한 곳을 가리키며)은 참 잘했다... 더 채우고 싶진 않고? 학생: 그만 하고 싶어요. 교사: 그래. 다음엔 다른 부분도 요부분처럼 여러 가지 색을 쓰면 좋겠다. 2. 색종이 목걸이 만들기 학생: 싫어요. 안할래요. 교사: 하기 싫구나. 학생: 하기 싫어요~~ 안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