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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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37호. 학급의 갈등 누그러뜨리기

김정석 (소망) 학년말, 성적 처리도 끝났고 진도는 다 나간 상태. 아이들은 드라마를 틀어달라고 난리였다. 못 이기는 척, 생기부 작업도 할 겸 그리 해 주고 있었다. (이런 나의 수업 실태를 적자니 민망하다.^^) 여자반 6반에 들어갔더니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 아이들 예닐곱이 모여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나 : 야, 니네들 무슨 일 있어? 웬일이야, 드라마 틀어달라고 난리더니. 학생 : 선생님은 모르셔도 돼요. 나 : 엥?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겼나 보네. 왜 그래? 학생 : 저희 반 문제라서요. 나 : 말하기 민감하다는 말이지? 야, 선생님이 갈등해결 전문가야. 몰라? 나한테 얘기 해봐. 학생 : 에이, 선생님은 모르셔도 된다니까요!! 나 : 그래 알겠다. 근데, 반 분위기가..

제36호. 부모님

조연식 (조레이) 오늘은 아내랑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로 한 날... 어제 전화로 오늘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가 식사를 못 드신다는 얘길 듣고, 마음이 아리고 안쓰럽고, 걱정되는 마음에 고기와 간단한 시장을 봐서 찾아뵈었다. 항상 시골은 바쁜 일상이 있어 기력이 없으신 부모님을 위해 오늘은 맘 먹고 일손을 도와 드리고 맛있는 식사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초췌한 아버지를 보니 안쓰럽고, 죄송하고, 맘이 아팠다. 아버지는 만성 폐질환이 있으셔서 언제라도 병원에 가야하는 성치 않으신 몸으로 일년에 두세번은 입원치료를 해야 하고 지금도 정기적인 검진과 약을 드시고 있으시다. 그 옆에서 병 수발과 평생 농사일을 같이 하신 어머니는 이제 허리가 휘고 관절염이 있으셔서 당신 몸도 거동하기 불편해 하..

제35호. 15년만에 남편에게 내 마음을 이해받다!!

추주연 (단풍나무) 남편과 이런 저런 방학 계획과 여행 계획을 짜는 중이었다. 나 : 개학은 3일이고 2일에 공동연수라 출근해야 해. 남편 : 아니 뭐하러 공동연수를 하는 거야? 충북은 정말 제도가 이상해. 나 : 뭐, 하루 먼저 나와서 개학 준비하라는 거지. 나는 개학날 애들이랑 같이 우왕좌왕 하는 거 보다 하루 먼저 출근해서 준비하는 게 낫더라. 남편 : 너처럼 미리 나올 사람은 나오고 알아서 하는 거지. 강제로 다 나오라고 하는 건 아니지. 나 : 당신은 되게 못마땅한가보다. 남편 : 그렇지. 나는 내가 알아서 준비하는데 누가 시키면 더 하기 싫더라. 나 : 당신은 알아서 자발적으로 하는데 시키면 반발심이 생긴다는 거지? 남편 : 어. 그렇지. 나 : 근데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보면 다 당신같이 ..

제34호. 사범님이 놀지 말랬어요

정유진 (낄낄) 일주일 전, 급체 때문에 병가를 하루 냈었다. 그날 우리 반에 들어가셨던 연구부장님은 엄청난 우리 반 아이들에게 질려서 정말 불쌍하다는 듯이 나를 보며 힘들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나는 별 생각 없이 넘어갔었는데 알고 보니 그날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그걸 난 일주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민이가 현이한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홍 : 어, 니 사범님한테 현이랑 놀았다고 다 캐. 민 : (깜짝 놀라며) 아 맞다. 안 놀게 안 놀게. 이게 무슨 소리지 싶어서 홍이, 민이를 불러 물었다. 홍 : 현이가요 선생님 안 오신 날 저한테 엄청 큰 욕을 썼거든요. 그래서 태권도 갔을 때 사범님한테 카니까 사범님이 현이랑 놀지 말래요. 우리 반에 그 태권도에 다니는 아이가 5명. 1학년답게 사..

제33호. 원형으로 둘러 앉아 영환이 얘기를 해볼까?

김인수 (담쟁이) - 뒤늦게 전학 온, 유난스런 개별반 아이! -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고 주목을 끌만한 행동을 요란하게 하는, 사회성 작렬하는 그러나 지능은 좀 떨어지는 남자아이 영환이가 11월 초에 부산에서 전학을 왔다. 첫 전학생이라 반 아이들(중3)은 초미의 관심을 보였고 장난기까지 얹혀져 영환이는 특별한 환대를 일단 받았다. 며칠 지나면서 엄청난 피로감이 나를 비롯 모든 아이들에게 몰려왔다. 쉼 없이 말을 걸고 오버액션을 하며 셀카를 찍거나 아무나 찍어댄다. 나는 하루에 시간 불문하고 열 통 정도의 전화를 받아야 했고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도 꽤 됐다. 남자아이들의 감정이 격해질 대로 격해져서 장난을 빙자하여 영환이의 뺨을 때린 아이가 있었고 진심으로 성질나서 발로 걷어찬 아이도 있었다. 영환..

제32호. 선생님이 제 남편이었으면 좋겠어요

김수진(열음) 옆자리에 앉은 6년차 선생님. 우리반 부담임 선생님이기도 하다. 올해 내가 외부로 출장 나가는 일도 있고, 교육청 연수 듣는다고 2주간 종례를 못하기도 하고, 2학기에는 큰 딸아이가 어린이회 임원을 맡아 직접 학교로 가서 챙겨야할 일이 많다. 그때마다 우리반 종례를 가볍게 해준다. 고맙고 든든하다. 올해 학교를 새로 옮기면서 고사계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작년에 두 사람 이상이 한일을 혼자서도 너끈하게 해낸다. 기특하다. 지난 11월 편안쌤의 부탁으로 서문 원고 검토하는 것을 부탁하고, 에고그램 검사도 부탁해서 결과를 받았는데, 에고그램 검사 결과를 보고 몇 마디 했었다. 나 : 내가 보기에 자기는 자유롭기는 하겠는데,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아. 동료쌤 : (깜짝 놀라며) 네,, 쌤.. 맞..

제31호. 1반 민지와의 만남

김정석(소망) 학년말, 1년을 되돌아보게 된다. 국어교사로서 아이들 수행평가한답시고 수필을 받아낸 적이 있는데, 읽다보니 아이들 삶이 보인다. 아이들은 열심히 써냈는데, 그것에 대해 나누지 않고 사장시키는 것 같아 아쉽고 미안했다. 특히 1반 '민지'의 글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민지'가 초등학교 때 오빠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진솔하게 적어냈다. 사실 '민지'는 수업 태도도 좋지 않고, 불만덩어리(?)처럼 보여서 수업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아이였다. '민지'의 사정을 알기 전에는 '민지'가 짜증스러웠는데, 사정을 알고 나니 그럴 만하겠다 싶어졌었다. 물론 한편에는 불만스러운 마음이 여전하기도 했다. 어제는 1반 아이들이 합창 대회를 한다고 연습할 시..

제30호. 교과 선생님과 메신저 주고 받기

김수진(열음) 우리 반 과학 수업을 들어오시는 쌤에게서 지난 금요일 5교시 이후 쿨메신저로 메시지가 왔다. 샘, 자리 다시 바꿔주면 안될까요? 여자애들이 가운데 몰려 있어서 수업태도가 안 좋아요. 남여 한 줄씩 번갈아 있는 게 좋을 듯해요. 쌤의 문자를 확인하고 바로 6교시에 문자를 보냈다. 그래요.. 답답하셨겠네요. 오죽 답답하시고 속상하셨으면 저에게 이리 말씀 하시겠나 싶어요. 그러면서도 고마워요. 힘든 아이들인데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크시죠. 아이들이 쌤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차리면 좋으련만,, 저도 아이들이 아쉽고 답답하네요. 저는 일단 상황을 아이들에게 전하도록 하고, 지도가 필요한 부분은 지도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제 상황을 전하면 이래요. 1. 자리를 뽑기해서 뽑은 건데,, 아이들에게 수업쌤..

제29호. 학급 아이들과의 비정상회담

추주연(단풍나무) 어제 중학생 아들이 몰래 스마트폰 공기계를 사용하다 나에게 들켰다. 작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자발적으로 폴더폰으로 바꿨는데 공기계를 사용하다 들킨 것이 이번으로 세 번째다. 이상하게 덤덤했다. 실망스럽고 화나고 배신감 느끼고 걱정되고 불안했다. 그런데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이상하고 의아했다. 아들 녀석이 울면서 죄송하다 하고 자기 스스로가 너무 실망스럽다고 한다. 그런데도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냥 덤덤해서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 오늘 아침 4반과 첫 수업 나 : 음, 얘들아 선생님이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말야. 엄마, 아빠 몰래 뭘 한다거나 거짓말 해 본적 있어? 아이들 : 있어요. 당연하죠. 거짓말 안해본 사람이 어디 있어..

제28호. 앙금이 남은 아이 지도하기

이선희(평화) 우리 반에서 키가 크고 좀 뚱뚱한 편이며 아이들한테 예쁘다는 소리를 듣기를 원하는 여자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집에 가다말고 교실로 들어왔다. 은서 : 선생님, 제가 운동장에서 남자 얘들이 축구하는 걸 그냥 보고 있는데, 태현이와 호준이가 저보고 아줌마라고 놀렸어요. 나 : 많이 속상하고 기분 나쁘고 어이없었겠네! 은서 : 네.(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나: : 얼마나 속상하고 기분 나쁘면 선생님한테 와서 이르겠어. 맘 상하는 일이 있을 때 나전달법으로 네 감정과 생각을 잘 전달하는 네가. 은서 : 너무 기분 나빠요. 걔네들이 밉고. 나 : 그랬겠다. 기분 나쁘고 얄미워서 한달음에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왔구나. 걔네들은 지금도 축구하고 있어? 은서 : 네. 나 :지금 집에 갈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