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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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27호. 부장선생님께 내 표현하기

김학선 (별) 교육문화예술제가 11월 28일 2시에서 5시까지 열린다고 한다. 그래서 관리자, 인솔교사, 학생들의 인원을 조사해서 보내라는 공문이 왔다. 11월 28일날 오후에 출장을 가려고 하니, 수업도 걸리고 교지작업도 막바지라서 가고 싶지 않았다. 출장이라도 수업을 교체해서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부장선생님도 작년에 그 곳에 가기 싫어하셨지만 내가 담임이라서 부담스럽다고 해서 가셨다. 올해도 부장선생님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부장선생님께 부탁을 드리려고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킨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교육청에 장학사님께 전화해서 인솔교사가 꼭 같이 가야 하는지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안전이 문제라고 인솔교사가 꼭 와야 된다고 하셨다. 부..

제26호. 선생님을 위로해줘.

정유진 (낄낄) 초등학교. 1학년과의 본능표출의 삶을 살고 있는 요즘. 드디어 10월 예술제의 날이 돌아왔다. 예술제를 위해 공연할 때 앞에 붙일 현수막을 예쁘게 만들었다. 하나는 내가 한지에 단풍, 은행, 산 등을 꾸며 붙이고 만든 것이고 하나는 학년에서 공통으로 쓰자며 플로터로 뽑아준 현수막이다. 1학년이지만 아이들의 날이니까 물어봐야 할 것 같아서 두 개를 보여주고 고르라고 했다. 내가 들어서 보여줬는데도 또 우르르 달려나왔다. “얘들아 이거 밟으면 안돼- 예쁘고 깨끗하게 그날 붙이자.” “네~ ”하고 들어가는데 평소 내 눈에 배려 없는 행동을 제일 많이 하는 녀석이 (그래서 나한테 제일 많이 혼나는 녀석이) 어김없이 현수막을 밟는다. 그것도 뻔히 보고 네 발자국이나 걸었다. 일부러 저러나 싶을 만..

제25호. 바지에 오줌 싼 딸과의 대화

홍석연 (봄) 며칠 전 밤에 딸아이 윤이가 쉬한 채로 있다가 내가 일어나니 그제야 쉬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나를 너무 겁내는 것 같아 걱정되고 안쓰럽고 미안했다. 조금 전에 윤이가 바지에 오줌을 싼 채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 나: 윤이야, 오줌 쌌어? 윤: (끄덕) 나: 근데 왜 말 안했어? 엄마 무서웠어? 신랑: 창피하니까 그랬겠지~~ 나: 윤이야, 창피해서 그랬어, 아니면 엄마한테 혼날까봐 무서웠어? 윤: (작게)엄마한테 혼날까봐 무서웠어. 나: 무서웠구나. 근데 엄마가 윤이 쉬 했다고 혼낸 적 있었나? (혼은 안냈지만 내 행동이나 태도는 아이를 겁나게 했을 것 같다) 윤: 아니.. 나: 그래도 무서웠구나. 그러면 다음에 바지에 쉬하면 또 무섭겠네..엄마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줄까? 윤: 응..

제24호. 갈등중재하고 생색내기

김아영 (산) E(남)는 P(남)는 5학년 쌍둥이 형제다. 평소 수업시간에 상관없는 질문을 종종하고 태도가 좋지 않은편. 그렇지만 수업에 참여율도 높다. J(여)는 수업시간에는 조용한 편이고 2학기 들어 조금 적극적이어 졌다. (물론 이건 영어 내 시간에..) L은 수업엔 조용한데 순해보이지는 않는 아이다. 뭔가.. 선생님들한테 잘 보이고 싶어하면서도 쉼 없이 틈을 엿보는 듯한 묘한 느낌. 오늘 센터 쉬는 시간에 보조샘이 너네 이리와!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복도에 나가보니 둘이 줄줄 불려오고 있다. 둘 다 내가 수업 들어가는 5학년. 의외였다. E도 수업시간 까불긴 해도 치고 받은 걸 여태 본 적은 없었고, J는 워낙 얌전한 스타일이라 정말 둘 다 내겐 뜬끔 없었다. J는 나랑 라포가 나름 좀 형성되어 ..

제23호. 공감교무실 가꿔가기

김승배(‘달콩아빠) 교무실 한 쪽 구석에 1학년 교무실 네 명의 선생님이 모여 앉는다. 교사공감교실 카페에 올린 감정단어장에 적힌 감정단어를 각자 조용히 체크한다. 오늘, 그리고 지금 느끼는 감정을 체크한다. 한 명씩 체크한 감정단어를 말한다. 다른 샘들은 추임새를 한다. 그 감정의 바탕이 된 생각을 사실과 함께 설명한다. 하다가 더 많은 감정이 나오면 추임새와 공감을 하고, 칭찬인정도 한다. 다 끝나면 다음 선생님으로 넘어간다. 하면서 웃다가 울다가 진지하다가 차분해지다가 감동하기도 하고 뭉클해하기도 한다. 마치면서 간단히 소감을 말한다. 짧으면 15분, 길면 1시간 정도 매일 하고 있다. 이런 게 공감교무실이다 싶다. 서로 서로에 대해 깊은 속마음을 편안하고 솔직하게 나누고 공감 받는 시간이다. 끝날..

제22호. 일상에서 친밀감과 신뢰를 가꾸고자 시도하는 대화

신정훈(참바람) 4학년 ○○이는 1학년 때부터 동학년 애들이랑 잦은 다툼이 있어왔고, 현재는 저학년, 동학년, 고학년과도 다툼이 잦은 편이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나 아직도 행동개선(욕, 타인을 툭툭 치는 행동 등)이 꾸준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보며, 나와의 관계에서는 친밀감과 신뢰가 꽤 쌓여져 있다고 보여진다. 이유로는 대화를 하고자 ○○이를 부를 경우 작년까지는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았으나, 근래에는 심각한 갈등상황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를 하고 가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위센터 및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개인 상담, 가족상담을 했고 ○○이를 위한 학년 집단상담까지 진행했었다. 얼마 전 학습코칭까지 마친 상태다. 아래 대화는 ○○이가 등교를 하면서 교무실에 찾아와서 ..

제21호. 선생님, 틀린 게 아니에요!! 저 맞아요!!

김미영(우리) 국어 시간에 짝끼리 단어를 불러주는 받아쓰기 활동이 있었다. 짝끼리 채점하라고 했더니 시끌시끌한 곳이 있다. 나: 무슨 일이니? 나영: 선생님 영수가 틀렸는데 맞다고 해요. 영수: 아니에요. 저 맞았어요. 실수로 그런거예요. 나: 한번 보자. (“닦았습니다”를 “딲았습니다”로 잘못 쓴 것이 분명히 보인다.) 영수: 제가 ㄷ 으로 쓰려고 했는데 모르고 ㄸ 으로 썼어요. (짝이 틀렸다고 표시한 부분을 ○로 바꾸고 자신이 쓴 걸 지운다. ) 나: 그래, 영수가 말한 대로 모르고 잘 못 썼더라도 나영이가 보기에는 틀린 거니까 틀렸다는 표시는 그대로 두어야 해. 그래야 영석이가 뭘 잘 못하는지 나중에 확인하고 고칠 수 있어. 영수: (눈물까지 흘리며 ○표시를 하면서) 아니에요. 제가 모르고 그랬어요..

제20호. 돌아보니 사랑이네

김후남(나무) 목 디스크로 장시간 앉아서 일하고 있으면 뻐근하다. 힘들다. 전날 지쳐서 수업준비도 덜한 상태에서 새벽에 하겠다고 마음먹고 일찍 잤다. 사실 일찍도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개운하다. 목표한 만큼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내가 만족스럽다. 학교에 가니 샘들이 케이크에 촛불도 켜주고 축하노래도 불러준다. 기쁘고, 고맙다. 그걸 본 우리반 주환이가 아이들에게 말했는지 복도에 지나갈 때 다른반 아이까지 축하한다고 말한다. 재밌고 고맙다. 쉬는 시간 교무실에 들어가니 필통에 편지가 하나있다. 호호. 전해준 아이 마음이 예쁘다. 우리반 수업시간, 아이들은 생일이라 그런지 초롱초롱하게 더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해주는 게 느껴진다. 종례 때 들어가니 남학생들이 교무실까지 마중을 나온다. 뭔가 준비..

제19호. '정치'란? 아이들에게 '화장실'이란?

추주연(단풍나무) 8반. 추석 이후 8반과의 첫 수업이다. 오늘의 핵심어는 존중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존중받고 싶다. 나도 아이들을 존중하자. 장면 1. 8반 아이들은 1시간 안에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들이 4-5명이 기본이다. 존중을 최우선에 놓고도 수업 5분도 지나지 않아 화장실 가겠다는 2명의 아이들이 먼저 가겠다고 서로 경쟁을 하자 발바닥을 한 대씩 때리고 보냈다. 자기 일도 아닌데 신형이가 한마디 한다. 신형 : 샘, 왜 때려요? 화장실 간다는데... 나 : 응, 넌 못마땅한가 보구나.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간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샘도 감당이 안되거든.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수업 시간을 지켜주길 바라는 의미지. 너희들은 몸이 먼저 기억한다면서? 선생님 수업에서 약속이잖아. 이 정도..

제18호. 선생님, 한결이가 칠판에 과제를 적고 있어요!!

김정석(소망) 1학기 내내 수업 시간이면 엎드려 자던 한결이. 학습 능력은 있어 보이지만 왠지 열의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답답하고, 서운하고, 화가 나곤 했었다. 나는 2학기가 되면서 1학기 때와 달리 모둠별 활동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2014.09.01)은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고 칠판 나누기를 통해 결과를 칠판에 적도록 했다. 한결이와 지원이가 한 팀을 이뤄서 과제를 하고 있었다. - 교사 : 어? 오늘은 안 자네?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 교사 : 한결이가 해 보는 게 어때?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지원이 시켜요.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 교사 : 지원아, 그럼 네가 같이 하고, 그걸 한결이보고 나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