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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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17호. 피구 경기와 아이들과 나

김수진(열음) 금요일 2교시는 피구대회 결승이었다. 아이들이 1교시 영어시간에 연습을 하면서 다쳤나보다. 특히 여학생이 강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걱정이 된다. 경기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볍고 자유롭게 해보라고 했다. 교실에 있을 때 그 아이들이 아니다. 교실에서 힘들어하며 무기력해 보이던 예원이는 아이들의 말처럼 날아다닌다. 조용하고 그림만 그리는 우리반 1등 정은이는 바람처럼 피한다. 동생이 특수학교에 다니는 마음이 항상 여린 지수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런데 여학생들이 몇 번 공격을 하다가 경기가 꼬이기 시작하면서 9대 0으로 졌다. 7반이 확실히 경기가 잘 풀리며 하는 것 같다. 처음에 응원을 열심히 하던 남학생들이 경기가 잘 안 풀리자 그때부터는 응원을 하지 않..

제16호. 비워야 가벼워지는 것을...

조연식(조레이) 양평에서 공부하던 딸(중3) 이 여름 방학 해 집에오니 ~ 온 가족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게 오랜만인것 같다. 아들 딸이 이때 아니면 다 함께 만나기 어려우니 요즘은 부대끼며 맘 껏 가정의 편안함을 누리게 하고 싶다. 얼마 전, 가족이 다 모인자리라 가족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얘길 들어주고~ 해줄 말도 있었다.). 처음엔 주제를 가지고 얘길 할까 하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분위기만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학교생활, 방학계획, 앞으로의 목표, 자기가 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힘든 점, 하고 싶은 것, 서운한 것... 하면서 느낀 점은 ? 서로가 서로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고, 3시간 정도의 얘기가 계속되었다. 하다 보니 딸은 자기도 에고그램을 해 보고 싶단다. NP/FC 가..

제15호. 잠자는 아이에 대한 일방적인 훈계

김학선(별) 오늘 5교시 (고) 2학년 남자반 문학시간이었다. 이 반에서 내 인식에는 늘 잠을 자는 00가 있다. 역시 오늘도 자고 있었다. 남학생반에서 내가 하는 방법 중 하나는 교과서를 읽을 때 한 명을 지목하면 그 아이가 5문장이상 읽고 나서 다음에 읽을 친구를 지명한다. 이때 바로 읽지 못할 경우에는 벌칙이 있다. 노래 1절 부르기와 팔굽혀펴기 20회.. 남자반 아이들이 특히 국어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워해서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그런데 00가 자고 있는데 다른 친구가 00를 시켰다. 당연히 어떤 부분을 읽는지 몰라서 팔굽혀펴기 20회를 했다. 그리고 다른 부분을 읽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00를 또 시켰다. 00가 못 읽었다. 그 반 아이들이 벌칙을 수행하라고 00에게 말했다. 00은 책상에 ..

제14호. 너무 싫어서 화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김인수(담쟁이) 우리 반(중3) 남 녀 아이들 사이에 쌈이 났다. 미술시간에 절친 남학생들 대여섯이 미술 쌤께 대들자 여자애 한 명이 ‘시끄러’하고 소리 질렀고 대든 남자애들 중 가장 힘이 쎄고 거친 녀석이 ‘씨발, 왜 나서고 지랄이야“라고 거칠게 욕했단다. 미술 쌤과의 갈등에 드디어 반 아이들 사이의 관계까지 깨치는 순간이었다. 욕한 녀석을 불러내려 면담했고 시를 두편 외우기로 했고, 여자애에게 사과하는 것은 생각보다 감정의 골이 깊어 생각할 시간 하루를 주기로 하고 마무리 지었다. 밤에 아이게게 카톡이 왔다. ** : 선생님. 근데, 제가 욕한거 누가 말했나요? 그것만 말해주세여. 나 : (제보자의 신분을 보호하는 게 나에게는 중요했다.). 누가 말했는지가 여전히 많이 궁 금한 모양이네. 나도 걔가 ..

제13호. 선생님이 미워요

김정석(소망) 재환이는 장난을 치다가도 반 아이들이 자기 것을 가져가거나, 자기를 괴롭힌다고 나에게 잘 이른다. 반장을 비롯한 한 두 녀석이 재환이가 반에서 따돌림 당할 것 같다는 신호를 보내오기도 했다. 걱정하고 있던 터였는데, 불러 물어보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한다. 아무 문제 없단다. 근데 그게 거짓말 같지는 않아서 뭔가 이상해 하던 차였다. 그저 혼자인게 편하고 좋다고 말한다. 어제도 나에게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괴롭히거나 놀린다고 두 번 찾아왔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하교 후에 남으라고 했다. 교사 : 재환아, 샘은 너랑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불렀어. 선생님 보기도 그렇고, 반 아이들 한 둘도 그렇고 너가 아이들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거든. 학생 : 누가 그렇게 말했는데요?..

제12호. 가장 도전이 되는 아이

안숙희(요정) 성수와의 첫 만남. 야생 1반에서의 3월 첫 수업. 난감하고 당황스러웠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교탁에 섰는데도 아이들은 내겐 관심도 없는 듯 자기들끼리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짝꿍이랑 소곤소곤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뒤돌아보고 얘기하거나, 혹은 몇 사람 건너 멀리 있는 아이들과 큰 소리로 얘기하고. 휴지 버리러 갔다오는 아이. 우유 가지러 가는 아이.... 너무나 소란스럽고 정돈되어 있지 않은 분위기였다. 첫 만남 첫 시간에 이런 상태라니...이런 반은 처음이었다. 교사가 들어왔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몇 분을 그 상태로 있는 아이들을 보니 기가 막히고 막막하고 암담했다. 이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고, 내 말의 영향력이 없을 것 같았고, 앞으로의 1년이 너무 힘들 것 ..

제11호. 충고하는 마음을 놓고 싶어진다

김진우(황토집) 우리 반에 아주 친하게 몰려다니는 6명의 아이들이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거의 이 아이들이 연루되어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다 불러서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끝에는 나의 일방적 충고로 끝나는 거 같아서 개운치도 않고 미진하고 답답했었다. 얼마 전 교외 흡연으로 이 녀석들이 걸렸고 나는 한 달간 벌 청소를 시켰다. 벌 청소를 한지 2주쯤 지났다. 벌청소가 끝나고... 아이들 : 샘 ~ 청소 다 끝났어요 나 : 어 그래. 야 깨끗하게 잘했네. 너희들은 완전히 청소의 달인이 됐구나 십분 만에 이렇게 깨끗하게 하다니 아이들 : 그럼요 여태까지 얼마나 청소를 많이 했는데요. 나 : 그래 1학년 때부터 청소를 너무 많이 해서 지겹고 귀찮고 그만 하고 싶기도 하겠다. 아이들 : 예. 맞아요. 샘..

제10호. 놀이중재

이선희(평화) 아이들에게 놀이는 밥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몸도 정신도 건강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잘 노는 것이 건강한 생활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도 놀이처럼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두 시간 마치고 갖는 20분간은 실컷 놀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3교시를 시작할 무렵에는 담임이 늘 바쁘다. 왜냐하면 놀면서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지내다 보니 갈등이 생긴다. 아이들끼리 소소한 부딪침은 해결하는 것 같은데 아직은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은 부족한 것 같다. 담임에게 도움요청이나 이르는 일이 많아 아이들을 마음으로 만나는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실내놀이를 하게 했다. 그랬더니 태현이가 손을 든다. ..

제9호. 교과 선생님께 우리 반 상황 알려드리기

김수진(열음) 중간고사를 마치고 난 뒤 교과 협의록에 점수 차이에 대한 원인을 주저리주저리 적으셔야 하는데 우리 반 영어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난감해 하신다. 우리 반에 수업 들어오시는 교과 담당 선생님들께 쪽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8반 담임 김수진입니다. 저희 반 수업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저도 교직생활을 하면서 제가 ’봉숭아 학당’의 담임교사가 될지는 몰랐답니다. 무척 당황스러워요. 제가 저희 반 중간고사 사회를 채점해보고, 영어 선생님 말씀도 들어보았더니 가장 점수가 높은 반과의 차이가 10점이 넘고, 제가 가르치는 사회의 경우는 담임 반 과목인데도 불구하고 12.8점이 나더군요. 속상해 하고, 좌절 하..

제8호. 선생님이 미웠겠다

추주연(단풍나무) 1회고사 역사 서술형 답으로 ‘일본이 조선을 따먹으려고 한 것이다.’ 라고 쓴 학생이 있다. 역사 선생님께서 학생부에 회부해야할 답안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도 당황스러웠다. 수업에 들어가서 영화에게 물었다. 나 : 영화야, 너 서술형 답 쓴 거 이거 뜻을 알고 쓴 거야? 이게 어떤 의미로 쓰이는 말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영화 : 아니요. 나 : 내가 어이가 없다. 네 답을 학생부에 회부하자고 의견까지 나왔어. 따먹으려고 한다는 표현은 안 좋은 의미의 은어로 사용되는 말이야. 무슨 뜻인지는 애들한테 물어봐. 아니면 이 시간 끝나고 나한테 와도 돼. 뜻을 모른다는 영화의 대답에 나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였다. 그래서 가볍게 넘기고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을 진행하는데 영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