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77호. 칭찬으로 더 따뜻해진 우리 가족

이미향 지금은 울산으로 내려가는 차 안이다. 양주 글램핑은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지내기가 편했다. 어젯밤 모닥불 피워서 고기 굽고 요번엔 겨울이라 호일에 고구마를 싸서 구워봤다. 추운데 호호 불며 먹는 맛난 고기와 군고구마가 꿀맛이었다. 어두워지니 장작불이 한몫을 하는데 금방 다 타버렸다. 아들이 주위에 있는 나뭇가지를 많이 주워 와서 불을 더 피운다. 사서 더 피우자니까 돈 아깝단다. ㅎㅎ 늘 비싼 물건을 거침없이 사달라고 요구만 해서 돈 아낄 줄 모른다 생각했는데 저런 면도 있구나 싶어서 기특하고 반가웠다. 산중의 온도는 해가지니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 쌀쌀하다. 모두 일찍 씻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 안은 전기 판넬로 된 바닥에 이불을 깔아 놓으니 뜨끈뜨끈 한 것이 옛날 온돌방 아랫목..

제76호. 현이의 성품 찾기

추주연 (단풍나무) 반마다 겨울방학 전 마지막 수업에서 방학 과제를 안내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방학동안 자기소개서를 써보도록 했다. ‘나를 소개합니다. 나의 인생을 소개합니다.’란 제목의 는 함께 공부하는 한창호샘과 얘기하다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접속사를 제시하여 예전의 자신의 모습, 시도와 변화, 지금의 모습,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이 드러나도록 했다. 여기에 성품단어를 제시하고 자기소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성품을 찾아 적도록 했다. 현 : 선생님, 저는 성품이 하나도 없는데요? 나 : 음, 현이 너한테 적합한 성품이 없다는 거야? 현 : 네. 없는데 어떡해요? 나 : 그래, 하나도 없다 싶으면 막막하겠다. 얘들아~ 현이가 지금 자기에게 적합한 성품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말..

제75호.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김후남 (나무) 고교-대학 연계과정을 신청한다고 한 우리 반 민영이. 수강신청을 가까스로 하고 있다고 연락을 받아서 무사히 할 수 있을까 염려되고 불안하던 찰나에 아이로부터 문자 연락이 왔다. 민영 : 선생님 저 OO대 국어 폐강됐다고 하네요.ㅋㅋㅌㅌ 영어 신청하거나 다른 대학 신청하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나 : 인원이 적어서 폐강됐단 말이지? 아쉽고 당황되겠다. 이궁~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 민영 : 모르겠어요. 나중에 OO대 지원하고 싶어서 한 건데...... ㅠㅠ 영어는 너무 자신이 없어서요. 그리고 영어로 했다가는 잘 못 따라가거나 괜히 열심히 안할 것 같아서요. ㅠㅠ 나 : OO대 지원하고 싶어 신청한 건데 난감하겠다. 영어는 스스로 자신이 없고 부담되는가 보구나. 민영 : 그럼, 그냥 ..

제74호. 솜사탕과 호랑이

정유진 (낄낄) 포시라운 지은이는 받아쓰기 컨닝한 걸로 0점 처리 했다가 10분 후에 다시 매겨 돌려주었는데 놀라서 선생님이 공책도 안 줬다고 집에 가서 말하는 녀석이다. (밤 10시 반에 지은엄마는 나한테 전화해서 자기 딸 말만 믿고 소리소리 질러댔었다.) 다른 친구들보다 뭐든 속도가 빠르고 달리기도 잘하는 씩씩한 여학생 태연이는 마치면 학원에 갔다가 지역아동센터에서 놀다가 늦게서야 집에 간다. 벌써 3학년은 되어 보이는 태연이. 이 둘이 12월 짝꿍이다. 며칠 밖에 안 지났는데 지은이 엄마가 아침부터 전화를 하셨다. 지은맘 : 선생님, 지은이가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짝꿍이 힘들다고 학교 가기 싫다고 아침에 엉엉 울다 갔어요. 나 : 에고 걱정이 많이 되셨겠네요. 지은맘 : 예. 그래서 ..

제73호. 우리 집 대화 패턴이 보인다

주혜란 (복숭아) 나: 엄마, 전주 가는 8시51분 차가 생겼다. 그거 타고 가야겠어. 엄마: 8시51분 차가 자리가 있어? 나: (자리가 있으니까 타고 간다는 건데 그걸 물어보니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티내지 않고) 응. 아빠: 거참 뭔 대화를 하는지 모르겠네. 방금 딸이 8시51분 차를 타고 간다했으면 자리가 있으니 간다는 말이지, 8시51분 차 자리가 있냐고 또 물어봐? 거 참 답답하네! 뭔 대화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어! 매번 그러네. 그것도 습관이라니까! 나: (아빠와 내가 생각이 같음에 반갑고 날 대변해 소리내주시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나 분명 아빠의 답답해하는 반응에 엄마가 폭발했을 건데 내가 중간에서 더하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라 그런 상황을 만들긴 싫어 티내지 않고 입 다물고 있었..

제72호. 행복하고 싶은 나의 본심대로!

박전순 (동그라미) 어제는 닭고기를 먹는 ‘구구데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25년 전 9월 9일 남편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날이기도 했다. 그가 기억해서 알려주지 않음에 섭섭해하지 말고 내가 먼저 알리자. 누가 먼저가 뭐 그리 중요한가. ‘지금 이 순간 기억하고 알리고 싶은 사람이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톡으로 나는 고맙고 든든하네. 당신은 수고 많았고 고생 많았어. 내가 당신과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25년이 되었어. 25년 전 오늘 우리가 결혼! 라고 보냈더니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반평생을 함께 한 세월 속에서 나로 인해 깊은 상처만 남겨지진 않았는지? 그 상처도 세월 속 그 어딘가에서 날려버리길 바라며...... 오늘 밥한 끼 사려하는데 같이 하겠소? 라는 답톡이 왔다. 이..

제71호. 불평 많은 수정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구나!

김미영 (우리) 학예회 연습 중이다. 불평불만이 많고 부끄럼도 많지만 성실하고 공부에 열심인 수정이. 어릴 때 날 보는 듯 하여 조심스럽고 늘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간다. 뾰족한 저 표현 속에 여리디 여린 마음이 있단 걸 알기에. 1학기에는 거의 표현도 하지 않고 눈치만 보다가 2학기 들어서는 전체 앞에서 자주 발표도 하고 불만도 이야기 한다. 불만을 들으면 ‘우와, 정말 부정적이다. 어쩜 저렇게 부정적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다. 수학 시험지 답안에 ‘수직’을 ‘수진’으로 잘못 써서 글자가 틀렸는데도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인정하거나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툴툴거리면서 이게 왜 틀린 거냐고 따지는데 내 말은 듣지 않고 잘라 먹기 일쑤다. 학예회 연습 때 율동을 하기로 했었는데 한 가지 동작이 너무 민..

제70호. 묻고 표현하며 만들어가는 재미

이선희 (평화) 어제 가을열매 중 석류를 관찰한 후 맛을 보았다. 새콤달콤 맛있게 먹고 그동안 가을에 대하여 공부한 것을 도전 골든벨로 단원 마무리를 했다. 한살림 과자 한 접시씩 모둠별로 나누어 먹으며 농부님께 감사하는 마음 표현도 했다. 그러면서 작은 운동회로 더하고 싶은 운동을 물으니 피구를 하고 싶단다. 오늘 4교시에 피구방법을 가르치고 시합을 했다. 실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팀을 짰는데 이상하게 키로 두 팀이 나뉘었다. 작은 아이들 팀이 3승으로 이기자 우리 반에서 가장 키가 큰 민이가 ‘졌는데 뭘 더하냐’며 툴툴거려서 한 경기를 남겨놓고 분단별로 줄을 서게 했다. “선생님이 시합을 덜 마쳤는데 줄을 서게 한 이유를 아는 사람? 효원이 말해봐라” “민이와 몇몇 남자애들이 졌다고..

제69호. '한 줄 역사 쓰기'로 다양한 관점 갖기

추주연 (단풍나무) 중학교 1학년 시간에 정치를 포함한 사회 현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수업을 시도하였다. 모둠별 활동지 1. 내가 생각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은 무엇인지 적어봅시다. 그 사건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감정)이 드는지 적어봅시다. 2.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듣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봅시다. 3. 오늘 아침 등교하여 지금까지,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을 서술해 봅시다. 4. 모둠원들이 쓴 다섯줄 역사를 읽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댓글로 써줍니다. 5. 사진 속의 장면을 한줄 문장으로 기록한다면 어떻게 쓰겠습니까? --------------------- 1~2. 아이들은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적어보는..

제68호. 스스로 잘 못챙기는 아이 지적하기

김후남 (나무) 우리 반 H는 머리가 똑똑한 편인데 종이나 서류 등을 잘 챙기지 못한다. 수행평가와 같은 것들은 특히 챙기기 귀찮아하고 싫어해서 주변의 아이들이 챙겨주고 많이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 며칠 전에도 결석계를 제출하라고 세 번 정도 말했는데 계속 잊어버렸다. 나도 답답함이 쌓였다. 반장인 미연이는 특히 아이들을 잘 챙겨주는데 때론 H가 스스로 챙기지 않을 때 속상해하고 조금 짜증도 내는 듯 보였다. 오늘 행정실 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미급식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세 번 이상은 얘기했는데 그 때마다 "아 맞다." "이따가 낼께요." 하길래 나는 낸 줄 알았는데 웬걸 안내고 있었던 것이다. 11월에 급식을 먹는지 여부를 행정실 샘께서 메시지로 물어오신 것이다. 내용을 보니 H에 대해 답답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