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67호. 엄마 마음 알아드리기

김선영 (썬) ‘마음리더십 연수’ 끝나고 집에 와보니 분위기가 무겁다.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엄마가 실명 위기라고 언제 실명될지 모르니 관리를 잘하라는 말을 듣고 오셨다. 엄마는 식이요법을 견딜 자신이 없으니 이대로 살겠다고 하셨다. 조근조근 설명했지만 생각해보겠다고만 하셨다. 입맛이 없어 늦은 저녁 식사 중에 엄마가 입을 여셨다. 엄마: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 심란하고 불안해. 나: 심란하고 불안했어? 엄마: 응. ㅠ.ㅠ 우시는데 엄마만 보고 있으니 울컥한 것이 참아진다. 나: 불안하고 심란해서 많이 애썼겠네? 엄마: 응. 그래서 아빠 옆에 있고 싶은데 자꾸 나쁜 소리하니까 더 불안하고 밀어내는 기분이 들어 무서워. 그래서 곁에 있을 수도 없고 혼자 있으니 불안하고 아빠가 나쁜 말 안했으면 좋겠..

제66호. 가을, 마음과 만나는 계절!

김봉화 (소나무) 가을이구나! 24 년 전 제자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가 첫 교직을 시작한 곳이 산청에 있는 덕산중학교이다. 4년 6개월을 지리산 아래 덕산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학생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노래가 흘러 나와 내 생각이 났다고 하면서 글을 보내왔다. 수학여행 때 내가 '어부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새삼스러우면서 반가웠다. 나를 기억해 준 것도 반가운데 내가 부른 노래까지 기억해 주니 정말 반갑고 기뻤다. '어부의 노래' 아! 내가 이런 노래를 불렀었구나! 그때 난 참 순수했나보다. 어머님은 된장국 끓여 밥상위에 올려 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 새워 기다리신다.~~~ 몇 달 전에도 전화가 왔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금도 학생들 보충수업비 선생님이 대신 내어 주냐고 물었다..

제65호. 딸과 함께 큰다

김미영 (우리) 지난 여름부터 초등학교 5학년인 딸 현이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 했다. 절친이라 여긴 친구들이 딸을 무시하는 말을 하거나 욕을 섞어 말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 때마다 나에게 속상하다고 이야기해서 마음을 들어주곤 했지만 나도 힘들고 속상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해서 간간이 코치를 해 주고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야 했다. 그렇게 2학기를 맞이해서 조마조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딸이 그 아이들 중 한 명에게 너무나 심한 욕을 듣고 와서 우는 것이 아닌가? 엄마의 개입을 바라지 않는 딸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과 엄마로서 지혜롭게 딸을 돕고 싶은 마음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무기력에 빠지기도 하였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친한 사람들에..

제64호. 교사에게 서운한 아이, 마음도 풀어주고 할 말은 하는 상담

류지현 (잔디라) 우리 반 회장 성희가 요새 기분이 무척 안좋아보였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그냥 ‘기분이 안좋아서’라는 말만 한다. 오후에 교실에 혼자 앉아있는데 기분이 가라앉고 뭔가 걸리는 듯이 답답하다. 최근에 내가 아이에게 했던 행동과 말들이 마음에 걸린다. 아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였다. 어머님께서는 아이가 최근에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 같고, 내 편을 안들어 주고 친구편만 들어 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말씀하시며, 아이에게 칭찬과 인정을 조금만 더 해달라고 하였다.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기분도 나쁘고, 스스로에게 아쉽다. 뭔가 못마땅하다. 나도 짐작하던 거였는데, 막상 확인하니 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을까... 이유를 생각해보니 과거의 일들이 떠오른다. 예전 6학년 공부 잘하고 똑똑..

제63호. 사과와 감사를 표현한다는 것

정유진 (낄낄) 발음이 잘 안 되는 땡땡이는 목소리가 아주 크다. 언어치료가 필요해 보이지만 어머니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일단은 그냥 두고 계신다. 녀석이 마음이 급해서 말을 빨리 할 때는 진짜 알아듣기가 힘들다. 땡땡 : 선생니임!! 아까 국어 시간에 끄아이어 했잖아욧! 나 : 응? 뭐라고? 땡땡 : 아까 국어 시간에 끄!아!이!이! 나 : 국어 시간에 뭐? 땡땡 : 아니이!!!! (소리소리를 지르며) 끄아이이요!!!!!!!! 나 : (아까 국어 시간에 한 거라면...) 아~ 끝말잇기!!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나도 좀 귀찮기도 하고 바쁠 때는 알아들은 척 하게도 된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땡땡이가 기가 죽거나 위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늘 할 말을 다른 친구들보다도 더 하고 알아들을 때까지..

제62호. 수업시간에 마음으로 만나기

김정석 (소망) 2학기에는 수업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수업 끝나기 전 5~10분 정도 아이들이 말 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하게 된 이유는 첫째, 수업 중에 아이들이 어떻게 존재했는지 내가 확인하고 싶었고 둘째, 아이들에게도 자기 존재를 드러낼 기회를 주고 싶었다. 셋째는 아이들끼리도 서로 존재를 확인할 기회를 주고 싶었고 넷째 이유도 있다. 그건 ‘내가 남들보다 더 가진 자원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을 때,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니 그걸 수업 시간에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한 장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제시하였다. "오늘 ~~을 배우고 나..

제61호. 오! 시원하구나, 마음 비우기

김태곤 (보리) 내 감정을 얘기하고 상대에게 이해받는 말을 듣다보니 시원함을 느꼈다.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느낀 건 처음인 것 같다. 아주 반갑다. 입시를 앞둔 고3 우리 반 녀석들이 마지막 한 시간을 못 참고 도망쳤다. 다음날 몇 명을 교무실로 불러서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주욱 쏟아냈다. "실망하고, 짜증나고, 괘씸하고, 자존심 상하고, 무기력하고, 원망스럽고, 좌절감 들고....." 얘기하다보니 아이들이 그냥 가만히 있는 거 아닌가. 나는 답답해져서 내가 어떤 심정일지 얘기해보라고 했다. 이해받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당황한 것 같았지만 조금 힌트를 주자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화가 나셨을 것 같아요." "그럼. 화가 조금 났지." "선생님이 남으라 했는데 그냥 가서 실망하고 서운하셨을 것 같..

제60호. 우리 딸 아빠 좋아하는 거 맞네!

김승배 (달콩아빠) 난생 처음 119 구급차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다행히 이석증이라는 진단에 안심하며 쉬고 있던 저녁에 갑자기 병실에 나타난 딸. 가방을 내 몸에 집어던지더니 “이게 뭐야?”하며 운다. 내 눈에도 눈물이 흐른다. 반가우면서도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아프고, 애틋하면서도 미운 딸 달콩. “우리 딸 아빠 좋아하나 보다!” 대답 없이 울음을 그치더니 갑자기 가방을 연다. 팥빵, 크림빵, 이름 모를 빵들. 포도쥬스, 꿀차, 요플레, 삶은 계란 등등을 잔뜩 꺼내놓는다. 나: “뭐가 이렇게 많아?” 딸: “만원도 안 들었어!” 나: “니가 좋아하는 것들 아니가?” 딸: “다 아빠 좋아하는 거야! 이거만 던져주고 갈라했는데...” 또 운다. 나: “우리 딸 아빠 좋아하는 거 맞네. 그럼 좋다고 말해..

제59호. 본심코칭으로 풀어가는 집단따돌림 (2) 마음 이어주기

정현주 (테야) 지난 호에 이어, 따돌림 당했던 A와 마음을 풀고 싶다는 여학생들이 함께 진행한 집단상담입니다. 이야기를 누구부터 시작할까 하다 다들 쭈뼛쭈뼛하길래 A에게 너부터 해보겠냐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한다. 그래서 - 얘들아 좀 도와줄 수 있겠나? 지금 A가 말을 못하는 것 같은데, 왜 말을 못하는 것 같은지 혹시 알려줄 수 있을까? 선생님은 좀 답답하거든. - 당황했을 것 같아요 - 어떤 점에서? - 갑자기 이런 자리에 데리고 와서 얘기하라고 하니까. - 아~ 갑작스런 자리라 당황했을 거란 얘기네. - 또 왜 그런 것 같아? - 무서울 것 같아요 - 긴장될 것 같아요 - 걱정될 것 같아요 - A는 듣고 어떻노? - 두려워요. - 두려운 모양이네? 뭐가 두려운 것 같노? - 애들이 뭐라 할지 몰..

제58호. 본심코칭으로 풀어가는 집단따돌림 (1) 마음 알아주기

정현주 (테야) 1학년 여학생 12명을 데리고 2시간의 상담을 진행했다. 한 학급에 한 명의 아이를 두고 따돌림이 일어나 약 3개월간 A가 밥을 먹지 못하고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그래서 반아이들중에서 그나마 A와 친했던 아이 두명과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아이들의 억울한 마음을 충분히 풀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A와 사과하고 싶다고 하여 3명이서 집단을 한 시간 하였다. 그리고 나니 "우리는 풀렸는데, 우리반 아이들은 여전히 화가 나있고, 풀지 않을 건데 어떻게 해요?"한다. 그래서 그 마음의 본심이 무엇인지 확인했고, 너희가 마음이 진심으로 풀려서 A를 대하면 나머지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레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다. 마음써줘서 고맙다 전했고, 편하게 A를 대해줘보라고 했다. 이틀뒤 두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