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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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57호. 아들과 나눈 마음리더십 대화

조연식 (조레이) 유학생활로 집을 떠나 있던 아들이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주말엔 축구도 하고, 테니스도 가르쳐주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은 예전보다 의젓해지고 우리 얘기를 곧잘 들어주기도 하지만 집에 온 지 20일이 되어 가는데 정작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전념하는 듯 보인다. 나는 아들이 집을 떠나 있는 동안 가졌던 마음도 듣고 싶고 이제는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솔하게 나누고 싶어서 사전에 아내랑 서로의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갖고 나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아내는 예전과는 다르게 아이의 행동을 보고,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이해하며 기다려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면서도 해야 될 일을 하지 않고, 엄마의 바람을 무시 당한 것 같을 때 기분이 언짢기도 하다고 한다. 나는 ..

제56호. 효빈이가 듣고 싶은 말

김수진 (열음) 초등학교 1학년 다니는 둘째 딸 효빈이가 하루는 냉장고에 삐뚤빼뚤 쓴 종이 하나를 붙여 두었다. * 제목 : 듣고 싶은 말 (동시) 효빈 : 선생님 ~ 저 못하죠? 선생님 : 아니야.. 효빈이 잘하고 있어. 지금은 잘 못 하지만 배우면서 잘 하게 되는 거야.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의 머리를 빗기며 물었다. 나 : 효빈아~ 저 시는 무슨 의미야? 효빈 : 응, 내가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잘 안돼서 많이 속상했거든~그래서 저 말을 선생님에게 들으면 내가 정말 좋을 것 같아서 적어본 거야. 나 : 아~ 그렇구나. 효빈이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서툴고, 잘 하지 못하지만 배우면서 잘 하게 된다고 믿는구나. 효빈 : 응.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아한다.) 나 : 야~ 효빈이 멋지네! 든든하고, 아빠..

제55호. '내 속마음 상자'에서 보물 찾기

김나현 (우짜) 우리 반에는 보라색 작은 상자가 있다. ‘내 속마음 상자’이다. 아이들은 하루를 보내며 화났던 일, 미안한 일, 칭찬하고 싶은 일,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상대에게 짧은 편지 형식으로 쓴다. 그러면 종례시간에 상자를 열어 마음비우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하고, 부탁하기도 한다. 쪽지 1 “진영아, 너가 선생님 앞에서 머리를 때려서 나는 너무 당황하고 기분이 나빴어. 앞으로는 머리 때리는 것 안 해 줄래?” - 현빈이가 나 : 현빈아, 진영이한테 화가 많이 났나보네. 더구나 선생님 앞에서! 진영아, 너는 듣고 어떤데? 진영 : 흐흐흐(멋쩍고 미안해하는 눈치다) 나 : 미안한가보네? 진영 : 흐흐흐 나 : 왜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멋쩍어? 진영 : (갑자기 일어나 현빈이 쪽으로 걸어가 어깨를..

제54호. 알려줘서 고마워

김봉화 (소나무) 지난 시간에 자기 장점 10가지를 적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1. 모둠별로 모둠원 한 명 한 명 칭찬하기 2. 칭찬 받고 싶은 사람은 일어나고 앉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칭찬하기 3. 손을 들고 칭찬하고 싶은 사람 칭찬하기 1-모둠끼리 칭찬하느라 이야기가 끊임없이 계속되어 그만하라고 이야기하기가 미안한 상황이었다. 2-칭찬 받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누구를 칭찬할지 고민되었다. 의외였다. 칭찬 받은 사람은 듣고 지금 기분을 말하는데 부끄러워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3-손을 들고 칭찬하고 싶은 사람을 칭찬하는데 처음에는 한 명, 나중에는 두 명, 다섯 명까지 하는 학생이 있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 자기가 몇 명을 칭찬했는지 칠판에 인원을 적으며 확인을..

제53호. 선생님, 저 상담해주세요!

김아영 (산) 시험문제 출제하느라 교실에 남아있는데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내려다보니 우리 반과 다른 반 아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상은이가 울고 있다. 상은이는 평소 따뜻하고 선생님 심부름도 하고 싶어 하는 살가운 아이다. "상은이 왜 울어?" 했더니, 줄줄이 교실로 올라온다. "선생님, 저 상담해야 될 것 같아요." 하고 상은이가 눈물을 뚝뚝 흘린다. 나는 기뻤다. 왜냐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를 대하는 것 같아서. "응. 무슨 일이야?" "음... 그게요." "응. 걱정돼? " "네. 학원 샘이요. 제가 공부 못할 때 마다 자꾸 욕을 퍼부어요. " "아이구. 그렇구나. 뭐라고~ ? "(무섭겠다 할 걸. 놀라서 다른 말이 안 나왔던 거 같다. ) "저희 엄마가요..

제52호. 감정 편지 쓰기

홍석연 (봄) 우리 반 몇몇 아이들은 이제 감정 관련 쓰기활동(감정단어에 동그라미 친 후 관련 생각이나 사실 적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관련 활동을 5, 6월 편지 쓰기에도 적용해보았다. 1. 감정단어+성품단어가 적힌 편지지를 준다. (긍정단어만 준다.) 고민을 많이 했다. 감정과 성품을 구별해서 알려줄까? 성품은 2학기에 알려 주는 게 나을까? 하다가 5월 편지쓰기시간에는 감정단어만 적어주었고 이번 6월에는 성품단어까지 적어서 주었다. 감정과 성품을 구별하지 않았고,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 친구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세요." 2. 편지글의 시작하는 말과 끝나는 말을 알려준다. 3. 중간 부분은 동그라미 친 단어가 생각났던 일을 쓴다. (예: 나는 ~을 보고 ~했어..

제51호. 우유갑 정리하기

김미영 (우리) 며칠 전 빈 우유갑이 뒤집혀져 있는 걸 보고 조금 짜증이 났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우유당번 아이들이 우유갑을 원래대로 세우니 조금 남은 우유가 쏟아져 바닥에 얼룩이 진다. 우유 당번 아이들에게 닦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겠다. 급식실 가기 전 줄 서 있는 아이들을 자리에 앉혔다. 나- 얘들아, 자리에 앉아 줄래? 아이들-(긴장하며 우르르 자리에 앉는다) 나- 선생님이 할 말이 있어. 우유갑 때문이야. 아이들 몇 명이 장난을 친다. 나-성준아, 영민아, 지금 선생님이 할 얘기 있는데 들어줄래? 너희들이 내 얘기를 안들어 주는 것 같아 좀 속상하네. 성준, 영민-네 나-우유를 먹고 우유갑을 바르게 두지 않고 던지는 친구가 있나봐. 지성-전 바로 뒀는데 나-넌 바로 뒀는데 ..

제50호. 아이들과 함께 해 본 마음 비우기

이하림 (마음) 어제 너무 답답하고 갑갑해서 동료 선생님과 이야기하며 마음비우기를 했다. 많이 무겁고 힘겨워서인지 잘 비워지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학부모님이 상담 오셔서 오늘 4교시로 미루었다. 오늘 그 선생님께서 내려오셔서 얘기하시는데 ‘너무 불편하고 속상한 일이 있어서 수업 중에 애들한테 마음비우기를 요청했다’고 하신다. “얘들아 오늘 샘이 많이 속상했거든. 너희들한테 샘이 부탁하고 싶은데 따라해 줄래? ‘선생님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한 번 해 봐.” 그랬더니 애들이 다는 안 따라하고 반 정도가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했다고 한다. 그래서 샘은 “얘들아 샘이 조금 가벼워졌어. 고마워. 또 해 볼래? ‘선생님 고마우신가봐요.' 아이들이 “선생님 고마우신가봐요.” ..

제49호. 도난사건, 어쩌지?

한창호 (가을하늘) 교실에서 도난 사건이 일어나면 참 난처하다. 도난은 예방이 최우선일 뿐, 일단 사건이 일어나면 사실적 해결이 참 어렵기 때문이다. 체육대회를 마치고 종례하러 교실에 들어갔는데 규석이가 앞으로 오더니 지갑을 책상 안에 넣어뒀는데 돈만 없어지고 지갑이 사물함 위에 있더란다. 순간, '아, 왜 지갑을 책상 안에 뒀는데?'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며, ‘교실에서 물건 없어지면 찾기가 매우 힘든데...’ 하며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했다. 규석이는, 돈은 2,3만 원 정도라 못 찾으면 어쩔 수 없지만 기분이 매우 안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반 아이들 말로는 다른 반 애들이 딱 규석이 자리에 몰려 있었단다. 나는 아이들에게 돈은 돈이고, 지금..

제48호. 살아서 너를 만나고 싶었어

류지현 (디라) 5월 4일 황금연휴에 나는 열과 허리 통증으로 너무너무 아팠다. 퇴근한 신랑이 깜짝 놀라서 몸을 펴지도 못하는 나를 끌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는 염증수치가 높다며 항생제를 놓아주었다. 그 때도 나는 응급실에서 계속 밤을 새는 것이 싫어서 신랑을 보고 집에 가자고 졸랐다. 신랑이 안된다며 가방을 싸들고 와서 밤을 새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였다. 끙끙거리며 두세 시간을 지나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러웠다. 간호사가 와서 혈압을 재 주는데 깜짝 놀라며 혈압이 50이라고 하였다. 나는 50이라는 말을 듣고 혈압이 이렇게 낮아질 수도 있나? 생각하였다. 그 때부터 의사와 간호사가 바쁘게 움직이며 수액을 세 개나 달고 기계를 달아주었다. 그런데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