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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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108호. 수업에서 만난 CP 아이 (1탄)

신지원 (온돌) 무능감이 내가 요즘 느끼는 주 감정이다. 그러다보니 부정적인 피드백에 턱턱 걸려 넘어지는데, 주로 수업에서 만나는 CP나 FC 아이들의 말에 잘 걸린다. 그중 며칠 전 CP아이의 피드백에 크게 걸려 넘어졌다. 보건수업 2차시로 건강과 ‘너 만나기’ 수업을 진행하고 활동지를 걷었다. 자기칭찬, 입으로 듣기, 친구 성품 찾기의 흐름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중심의 수업이었고, 활동지 끝에 보건수업 일기를 적는 칸이 있는데 연우가 이렇게 적었다. 중2에 맞춤적이지 못 한 것 같다. 초등학생 때나 했을 것 같다. + 귀찮다. (자리 옮기기, 글씨쓰기) 평가, 판단 받는 듯해서 불쾌하고 기분이 나빴다. 내보이기 좀 부끄럽지만 ‘학생이 감히 내 수업을 평가해?’ 뭐 이런 생각도 올라왔다. (교원평가도 하는..

제107호.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고 지지하고 돕고 싶다.

김승배 (달콩아빠) 종례 끝나고 왁자지껄한 가운데 교탁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있던 지우가 갑자기 말한다. 지우: 선생님~ 사랑해요!!! 나: 으응? 지우: 선생님이 좋아요. 나: 고마워~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어 충분히 대해주지 못했는데 교무실로 가다가 생각이 났다. 며칠 전 2학기 성장목표를 발표하는 활동이 있었다. 1학기에 만들었던 칭찬나무를 다시 돌려주고 라벨지에 2학기 성장목표를 하나씩 적도록 했다. 성적이나 ‘키가 크고 싶다’와 같은 목표보다는 공감교실이나 성품과 관계된 목표를 정해보자고 권했다. 두 겹 원을 만들어 앉아 돌아가면서 한 명씩 일어나 칭찬나무에 달린 자신의 장점을 자기칭찬한 후 2학기 성장목표를 말했다. 전체 학생들은 합창으로 “니 뜻대로 되..

제106호. 아픈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

김수진 (열음) 아버지는 올해 1월 중순 죽을 고비를 넘기고, 퇴원하고 나서도 4개월 사이에 세브란스 병원의 응급실을 수 차례 드나드셨고, 그 사이 병실 입원도 두 차례 하셨다. 이제 아버지는 감기만 걸려도, 조그마한 자극에 쉽게 흔들리는 ‘유리 아이’가 되어 버렸다. 잠들면 영원히 못 깨어나실 것 같으신지 저녁에 잠도 잘 못 주무신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친정집에서 갑작스럽게 걸려오는 전화소리는 늘 나를 늘 튀어오르게 하였고 그러는 몇 달 사이에 나와 동생은 아버지와 이별할 현실적인 준비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남동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 5살, 3살인 아들과 제주도 여행을 3일간 다녀오고, 우리 가족 모두가 들어간 가족사진도 찍고, 아버지와 어머니 영정 사진도 준비하고, 여수의 ..

제105호. 내 맘의 소리를 풀어놓다. ‘어쩌라고!!!’

신정훈 (참바람) 올 3월에 학교를 옮기고 교무에 과학 전담을 맡게 되었다. 과학을 3,4,5,6학년 전담으로 해본 경험이 없어 걱정도 되고, 힘들 것도 같았지만, 뭐 또 이번 기회에 좋은 경험 해보자 싶어서 맡게 되었다. 3,4월 동안 3,4,5,6학년 아이들을 만나면서 ‘마음리더십’에서 익혀온 ‘모습 알아주기(내가 만든 말이다. 친해질 때 아이들의 옷, 머리모양, 신발색깔, 머리띠모양, 달라진 모습 등을 관찰해서 말해주는 것), 마음 알아주기, 사람 알아주기’를 가랑비에 옷 젖듯이 꾸준하게 사용했더니 예년에 비해 빠른 속도로 친밀감과 신뢰가 형성 되는 듯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3학년 과학 수업 중에 문득 내 맘속에 부글부글 올라오는 소리가 하나 들렸다. '어쩌라고!' 인영: 선생님, 동현이가 자..

제104호. 방학에도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한다

추주연 (단풍나무) 개학일, 여름방학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떠올려 쓰고 모둠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무더운 날씨로 힘들었던 이야기, 가족과 함께 간 여행, 서울 전시장에 간 일, 친구들과 본 영화, 밤새 올림픽 경기 본 이야기, 유성을 본 이야기... 모둠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서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영인 : 민서는 필리핀에 갔는데 거리가 너무 깨끗해서 부끄러웠대요. 우리는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봐도 줍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 윤수 : 한결이는 독도랑 울릉도에 갔대요. 아이들 : 와~~~ 어땠어? 한결 : 도착해서 그냥 땅만 밟았는데 감동적이었어요. 거기 지켜주는 경찰아저씬가 그분들 계시는데 진짜 감사했어요. 1학기 말에 독도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고 독도 홍보물 만들기를 했..

제103호. 그래, 나는 교사다.

김수진 (열음) 공감교실의 교사는? 지난 토요일 한국교사힐링센터의 팀 식구들과 여름 워크숍을 하면서 발제와 토의 시간을 가졌다. 내가 맡은 부분은 「학습의 자유」(Carl. Rogers)라는 책을 읽고 ‘공감교실의 교사’에 대해 정리하는 것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이 ‘교사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던 교사를 모델로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가장 의미 있게(?) 존경했던 것 같다. 장면1 190cm가 넘는 큰 키와 체격을 가진 꼼꼼한 체육쌤으로 기억하는데, 그 쌤 덕분에 나는 바닥까지 떨어져서 멘붕이었던 고1성적을 웬만큼 끌어올릴 수 있었고, 그 후 대학을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받았다고 인..

제102호. 아이들에게 이해받는 경험, 정말 좋구나!

성영미 (우주) 아이들에게 이해받기! 한참 전일인데, 생각할수록, 기분 좋고 힘이 나고 뿌듯하고 시원하고 편안하고 여유가 생긴다. 장애이해교육을 하러 통합반에 들어갔다. 아침 조회 시간 20분 동안 진행하는 거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통합반 아이들 전체를 대상으로 어쩌다 한번 진행하는 이런 교육은 부담스럽다. 역시나, 아이들은 자리에 착석도 하지 않고 우유를 마시거나, 칠판 쪽으로 나와서 큰 소리로 숙제를 묻는다. 어느 정도 정숙 지도를 하고 교육을 시작하려는데 또 늦게 온 학생이 앞문으로 들어오면서 인사도 하지 않고 천천히 두리번거리면서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앞에 선 나는 투명인간이 된 것 같다. 위축되고, 황당하고 어이없고, 답답하고 난감하고 무시당한 것 같아 기분이 상한다. 다시 교육을 유쾌한 분..

제101호. '입으로 듣기'의 힘!

주혜란 (복숭아) 성지: 선생님, 저는 화가 날 땐 화나게 한 친구가 밉고 화가 풀리면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이 풀리는데 이런 제가 얍삽해요. 나: 그니까 성지 말은 친구에게 화가 났을 땐 화나게 한 친구가 미운데 화가 풀리면 그 친구가 다시 좋아진다는 말이지? 성지: 네. 나: 그 때 성지는 자신이 얍삽하다고 생각되나봐? 성지: 네. 나: 그런 생각이 들 때 기분이 어때? 성지: 기분이 나빠져요. 나: 기분이 나쁜가보구나.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가봐? 학: 네. 저한테 실망스러워요. 화가 나면 제 입에서 욕도 나오게 돼요. 화내지 않고 바로 친구랑 잘 풀고 싶어요. 나: 그니까 성지 말은 화가 나면 친구에게 나쁜 말이 나오게 되니 화를 내는 대신 친구랑 대화로 잘 풀고 싶다는 말인가 보구나? 성지: 네. ..

제100호. 학급활동 시간에 하는 집단공감! 더 자주하고 싶다.

김승배 (달콩아빠) 금요일 7교시 학급활동 시간에 집단 공감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두 겹 원 배치를 준비한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회 선거 관리위원으로 활동하는 승률이가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 잠시 기다렸다. 취지와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나: 혹시 시작 전에 질문 있는 사람? 승주: 이거 꼭 해야 해요? 전 좀 불편해요. 나: 이 활동이 불편하구나? 반갑다. 말해줘서 고마워. 승주에게는 정말 필요한 거 같아. 여러 번 말했었지? 괜찮겠나? 승주: 네. 나: 시작하겠습니다. 승률: 설문조사를 부탁했는데 다들 잘 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려요. 나: 와~~ 고맙다. 친구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승률이도 고맙고, 표현하지 않은 내 마음을 알고 ..

제99호. 선생님 입장도 이해받고 싶다

추주연 (단풍나무) 민지 : 선생님 지금 학습지 없는데, 이따 집에 가서 가지고 오면 감점 안되는 거죠? 나 : 아쉬운가보다. 늘 잘 챙겨오다 오늘 없어서 아쉽겠어. 민지 : 네. 공부하려고 가져갔다가 깜빡했어요. 나 : 그랬구나. 더 아쉽겠어. 그런데 그건 선생님이랑 전체가 한 약속이잖아. 감점은 어쩔 수가 없어. 민지 : 아~ 조금 후 민지가 혼잣말처럼 ‘아이씨~’ 라고 말하는 걸 들었지만 아는 척을 하기엔 애매했다. 수업 시간 내내 민지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 보여서 나도 신경 쓰이고 찝찝했다. 수업이 끝나고 민지가 따라 나왔다. 민지 : 선생님, 제 이야기를 들어보고 맞으면 점수 안 깎아 주실 수 있으세요? 나 : 나한테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나 보네? 민지 : 네, 한번 들어봐 주세요. 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