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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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98호. 선생님,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주혜란 (복숭아) 마음리더십 원격 연수를 듣던 중 '이럴 땐 어떡하면 좋을까요?' 라고 묻는 학생의 말을 듣고 반갑고 아쉬워졌다. 반가웠던 건 오늘 학부모님과 전화 상담에서 학부모님이 내게 '선생님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를 물으시던 상황과 비슷해 보여서였다. 아쉬워졌던 건 연수에서 이럴 경우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마라’ 했는데 나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 아쉽다. '글쎄요... 제 생각도 제 생각이지만 누구보다 ㅇㅇ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은 어머님이시라 생각해두신 방향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라고 할 걸 생각하니 참 아쉬워졌다. 어쩐지 애가 쓰였다. 전문가랍시고 나도 확실치 않은 해결책을 찾아주려 했으니 말이다. 어휴 아쉽다. '문제'는 자녀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

제97호. 특수학급 이야기 (2탄)

성영미 (우주) 월요일 4교시 마음공책을 활용한 마음나누기를 하면서 창이에게 위로받고 기분이 참 좋다. 마음공책에 사실과 감정을 적고 아이들끼리 나누기를 시키고 나는 감정추임새를 넣어주면서 함께 했다. 창이: 선생님도 하셨으면 좋겠어요. 궁금해요. 나: 샘은 의욕이 없다. 창이: 그래도 같이 하는 거잖아요.. 나: 그래 알겠어.(반갑고 기운이 좀 났다) 나: 주말에 연수를 다녀왔어. 지금 기분은 고맙고 놀랍고 만족스럽고 벅차고 시원하고 희망차기도 하면서 속상하고 외롭고 걱정되고 우울하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무기력하기도 해.(감정들이 무거워서 말을 할 때 주저가 되고 듣는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조심스러웠다.) 창이: 연수를 다녀오시고 좋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신가봐요? 나: (놀라고 반..

제96호. 통합학급 이야기 (1탄)

성영미 (우주) 4월부터 수업 시작할 때 마음공책을 활용한 감정나누기를 하고 있다. 진행순서는... 1.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실을 적고, 그 사실을 떠올릴 때 생기는 감정에 동그라미를 한다. 2. 서로 사실을 읽고 감정을 이야기 한다. 이해되면 넘어가고 궁금하면 그 감정에 따른 생각을 묻고 답한다. 3. 말하고 난 후 지금 나에 대해, 친구에 대해 감정을 표현한다. 이제 ‘마음공책을 활용한 마음나누기’가 아이들에게 좀 익숙해 진 것 같고 감정을 체크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감정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감정 자각의 폭이 넓어진 것 같진 않다. 익숙하게 느끼는 감정들을 주로 표시하고 감정의 갯수도 2개~5개 체크한다. 어제는 모처럼, 변화된 지점이 보여서 반가웠다. 창이와 준이는 중학교 2학년, 둘 ..

제95호. 공감교실의 작은 기적

김승배 (달콩아빠) 지난 화요일 음악시간 직후. 한 반의 덩치 좋은 남학생(복학생)이 여학생 부반장의 멱살을 잡고 욕설과 함께 주먹질을 하려 했다. 음악수업 끝종이 울리자 부반장이 음악선생님께 인사를 시켰는데 복학생 남학생이 하지 않아 다시 인사를 시키고 난 후 복도에서 서로 날선 말이 오가면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급우들과 음악선생님이 달려와 말려 그 정도로 끝났지만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고 울면서 이 사건을 학폭으로 다룰 것과 학급교체를 담임교사에게 요구했다. 복학생은 복학생대로 억울하다며 그 여학생이 먼저 자기를 무시하였고, 이전에 여러 차례 sns에서 자신을 비속어로 멸시했다고 주장했다. 1시간 이상 두 학생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번갈아 담임교사에게 울고 항의하며 대립하는 바람에 교무실 선생님들..

94호. 그 날을 기다리며

김나현 (우짜) 서연이가 점심 때부터 잠도 자지 않고 놀다 울다를 반복한다. 울 때마다 나는 젖을 물려 입을 막는다. 젖이 차기도 전에 물리니 아기에게 충분치 않은 모양이다. 젖을 물었다 뱉었다 하더니 맘에 들지 않는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목이 쉬게 운다. 아가야, 먹어도 먹어도 먹고 싶은 거야? 응애~~~~~~ 엄마 쭈쭈가 원만큼 안나와서 답답한거야? 짜증난거야? 못마땅한거야? 쭈쭈를 부족하게 만든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하겠어~ 너가 빨 때마다 맘마가 충분히 나오길 바라는 거지? 그럼 정말 만족스러울 텐데.. 응애~~~애~~ 엄마도 너가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모르겠고 속상해. 충분히 먹을 만큼 주지 못해서 미안해. ㅜㅜ 엄마는 서연이가 충분히 먹을 만큼 쭈쭈를 주고 싶..

제93호. 갈등 조정의 새로운 시도

정유진 (낄낄) 상민이 승후는 학기초에 진짜 매일 몇 번씩 싸웠다. 모둠에서 대각선으로 앉아 있기 때문에 다른 모둠원 2명도 괴로워했다. 승후는 느리고 말이 적어서 친구들이 많이 답답해하는데 예민해서 잘 삐지고 고집은 또 세서 나도 답답한 면이 많다. 상민이는 매사에 대충해서 내는 편이고 승후가 싫어하는 말을 하며 ‘관종’이라는 표현과 같이 심정을 거슬리게 하는 말을 써서 싸움을 유발한다. 반 아이들도 나도 이제는 둘에게 짜증이 났다. 처음에는 싸울 때마다 불러서 마음 알아주기, 본심 나누기, 칭찬으로 마무리하기 등을 하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때 뿐인 것 같아서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 녀석들이 서로 이해했으면 해서 에고그램 수업도 했는데. (덕분에 좀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는데 그래..

제92호. 개인상담으로 다가오는 아이들

김승배 (달콩아빠) 4월 27일 아침 조회 시간 직전. 선우가 교무실로 와서 운다. 선우: 짜증나요ㅜㅜ. (아침에 하는 스포츠클럽) 배드민턴 시간에 조금 늦게 와서 출석을 체크 못했어요. 맨날 일찍 오는데, 꼭 제가 늦게 오는 날만 하필 출석 체크를 하고... 그래서 속상하고 짜증나요. 나: 속상하고 짜증나겠다. 하필! 선우: 엊저녁에는 작년 수학 시험 문제를 풀었는데 처음부터 하나도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험도 더 걱정되고 속상해요. 나: 걱정되고 속상하겠다. 시험이 모레인데, 그럼 정말 막막하고 갑갑하겠다. 선우: 아침에 엄마한테 짜증내고 화냈어요. 그러다 늦었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정말 미안해요. 반복해서 그러는 제가 싫고... 나: 짜증나고 화났었구나. 미안하고 속상하고, 싫겠다. ..

제91호. 엄마와의 대화

신지원 (온돌) ★상황: 어느 날 엄마가 남편차로 언니네 있는 큰 화분을 옮겨 달라 했다. 화분이 다 죽었는데 언니가 치우지 않고 베란다 구석에 밀어두었고, 새로 심으라고 사다준 군자란을 바닥에 봉지째 놔두었다며 엄마라도 가져가 키워야겠다고 하셨다. 언니네 들른 김에 화분을 봤는데, 화분은 생각보다 넘 크고 무거워 보였고 차로 옮기려면 시트에 눕혀서 옮겨야해 흙이 쏟아지는 걸 감수해야 했다. 언니는 엄마의 의도가 ‘안 치우고 그냥 둬서 대신 치워주려는’ 것이면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두라고 말했다. 프리랜서 스냅작가로 일하는 언니의 하루는 좀 빡빡한데 많이 피곤해 보였고 화분을 방치하고 있는 상태가 이해되기도 했다. 나는 엄마에게 자동차로 옮기는 건 무리이고 언니가 알아서 한다 하니 그냥 두시라 전했다. ..

제90호. 다살림 갈등조정 대화 시도

추주연 (단풍나무) 갈등 조정 1. 수빈이 어머님이 학교로 찾아오셨다. 아이들이 엄마 이름을 소재로 놀려서 수빈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수빈이가 ‘아이들이 계속 놀리면 홧김에 사고를 칠 것 같다’고 말한다며 불안해 하셨다. 다음날 수빈이를 부르자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선오와 민수라고 했다. 수빈, 선오, 민수와 1시간 동안 상담을 했다. 먼저 ‘있었던 일, 감정, 생각, 정말 바라는 것’을 찾아 글로 써보게 하였다. 수빈 : 나는 화나고 괴롭고 답답하고 밉고 분하고 불편하고 힘들어. 왜냐하면 내가 화를 내는데도 계속하는 태도이고 장난처럼 사과하기 때문이야. 내가 정말 바라는 것은 너희들이 부모님 욕을 안했으면 좋겠어. 선오 : 수빈이를 놀렸을 땐 재밌는 기분이 들었어. 왜냐하면 친구이기 때문이야..

제89호. 아이들이 규칙을 지키고 싶게 만드는 감정카드 사용법

김미영 (우리) 지난 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사서 선생님께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뛰기 시작해서 안에 들어와서도 뛰어다니고 소란스럽게 하니 1학년 담임선생님들께서 주의를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1학년이 아이들이 사서 선생님께 도서관 이용 교육을 받고 나서부터 줄기차게 도서관을 오가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거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는 건 좋지만 내가 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떠들고 뛰기까지 한다. 나도 여러 번 주의를 주지만 뛰고 싶은 본능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마음씨 좋은 사서 선생님의 부탁이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나: 얘들아, 점심시간에 사서 선생님께서 선생님한테 편지를 보내셨어.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