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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185

가정통신문 너무 쓰기 싫어.

학기말, 학생부 작성이 너무 하기 싫다. 특히 가정통신문을 쓰기 싫다. 너무 쓰기 싫다. 진짜 쓰기 싫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젠 정말 써야 한다. 아, 진짜 쓰기 싫다! 내 마음을 비워야 가정통신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정통신문을 떠올리면, 나는 “반발심이 든다. 귀찮다. 하기 싫다. 버겁다. 부담스럽다. 답답하다. 위축된다. 후회된다. 미안하다. 휑하다. 거리감이 느껴진다. 아련하다. 고맙다. 든든하다.” 4년 동안 안 했던 걸 하라고 하니 반발심이 들고, 4년 동안 안했던 걸 하려니 귀찮고 하기 싫다. 뭘 써야할 지 모르겠어서 버겁고 아이들 삶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 떠오르는 게 별로 없어서 답답하고, 1학기가 지났는데 아이들을 제대로..

나와 닮은 선생님

나와 닮은 선생님 기말고사가 끝나는 오늘 점심이 없었다. 같은 교무실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성적처리를 담당하시는 영어 선생님이 약속시간에 되어도 자리에 돌아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휴대 전화가 책상 위에서 울렸다. 시험장이었던 본교무실에 연락을 해도 영어 선생님은 없다고 한다. OMR 카드 리딩을 하느라 성적처리실에 계신 듯해 내가 영어 선생님하고 함께 갈 테니 다른 세 분의 선생님은 먼저 가시라고 했다. 예상대로 영어 선생님은 성적처리실에 OMR 카드 리딩을 하고 있었다. 나는 점심 약속 시간이 되어 지금 가면 된다고 했다. 영어 선생님은 2반 카드 리딩을 마저 한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함께 약속 장소로 걸어갔다. 식당은 후문에서 100m 남짓 거리였다. 영어 선생님은 후문쪽으로 가면서도 ..

나부터 살고

지난 주 목요일 있었던 일인데 이 일이 나에게는 마리공부의 보람을 느낀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1. 내가 여유없을 때는 나부터 살리자 체육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로 돌아온다. 제일 먼저 들어온 아이가 "선생님, 철수(가명)와 영희(가명)가 체육시간 마치면서 싸웠어요. 영희가 울고 있어요. 그리고 교실에 안들어오겠다는데요." 또! 또! 또! 체육시간 팀별 대항 경기만 하면 꼭 싸우고 온다. 그래서 항상 체육시간후 1시간은 '함마비'로 서로 마음을 비우고 풀어주는 시간으로 쓰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 '함마비'로 싸운 아이들의 마음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되겠지만 하기 싫다. 정말 짜증난다. 도대체 몇 번째야, 철수 이 녀석은... 매번 함마비에 등장하는 녀석이다. 매번..

'어쩌라고'가 '말이가 방구가'로~~!

올해 학급당 20여명의 초3 6개반, 초6 3개반 체육전담을 맡아서 수업하고 있다. 2주 전 쯤인가 3학년 2반 체육 수업 시간 끝나가는 중에~~ 한 학생이 찾아와서 S: 선생님, ㅇㅇ이가 연습하고 있는데 자꾸 괴롭혀요 T: (흠, 이 친구 자주 나한테 와서 이렇게 말한다. 요번 기회에 말버릇도 좀 알아차려 변화도 시켜보고, 다른 아이들도 종종 그러는 친구들이 있어 이 참에 본보기로 말공부 함 해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그래서 나한테 그걸 말하는 이유는? S: (당황한 표정으로)음, (가만히 있는다) 수업도 끝나가고 해서 아이들 전부 불러모았다. T: 얘들아, 샘이랑 S를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괜찮겠나? (아이들: 예) S가 oo이가 자기를 자꾸 괴롭혀요 라고 선생님한테 말하는데, ㅇㅇ이가 샘한테 뭘 어떻..

Let it be.

마음 리더십을 만나고 난 후의 나의 변화중 하나는 나를 그냥 놔둘수 있는 것이다. 매일이 분주하고 바쁘지 않으면 무능해 보여,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인정 받을것 같아 무언가를 열심히 하며 인정받으려 했던거 같다. 학급 운영을 할때 학생들을 위해 매달 무언가를 하고, 학생들이 "역시 우리반은 뭔가 달라" 라는 말을 들을때 학생들에게 인정받는것 같고, 주변에서 나를 인정해줄거라 생각하면서 살았던것 같다. 지금의 나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눈치를 덜 보고, 남의 인정을 덜 구하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고 만족스럽다. 학급 학생들을 위해 아무것도 안하고, 아침 조회시간 10분이 어색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나는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을 깨기 위해 과하게 행동하지 않는 내가 스스로 만족스럽다. 아직도 마..

마리와 함께 한 4년

'릴레이 마공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내 마음은, 막막하고, 긴장되고, 조바심 나고, 떨린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하고, 내가 쓴, 대단할 것 없는 글이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될 것이란 생각에 긴장이 되고, 떨린다. 그리고 한편 빨리 처리해야할 어떤 일이 떠올라 이 글을 얼른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조바심이 난다. 뭘 써야 하지?......... 지금 우선 드는 생각은, 마리를 만난 이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리고 요즘의 마리와 나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써보면 어떨까 싶다. 마음리더십을 알게된 지 4년 남짓 되었고, 그동안 마리는 내 삶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처음 마리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

Gracias a la Vida!

우연은 없다. 우주는 한 쿼크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믿는다. 지나온 삶의 여정이 어떠하든, 마음에 들든지 또는 들지 않던지, 그것 역시 어느 한순간도 버릴 것이 없다는 것도.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 시간, 내 수업의 주제는 ‘나를 만나는 시간여행’이다. 1기 진로교사로, 새로운 길을 걸을 때부터 표방한 주제였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어차피 삶의 길은 스스로가 찾고, 스스로가 걷는다. 교사는 그것을 도와주며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하는 존재이고.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수업에서 일상에서 학생들과 함께 나를 만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큰 은총인가? 그 여정의 한 모퉁..

관계 안에서 편안하고 싶다.

제가 교사공감교실에 참여한 이유는 관계 안에서 편안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역할이 있거나 나에게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는 아주 편안한데, 누군가 혹은 집단에서 나라는 존재를 향해 관계를 시도해 올 때 몹시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으면서도 그런 관계로 인해 오롯이 내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이 될까봐 거부감도 듭니다. 예전에는 이런 제가 '내 성격이 안좋아서 그런가?'라고 생각했는데, 마리를 공부하다보니 관계 안에서 내 바램(본심)을 접고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나의 본심을 관계 안에서 실현해가는 걸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그 도전 중에 하나로 교사공감교실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제 본심을 표현함으로써 여기 사람들과에 관계..

안전한 대화법

1. “선생님! 우리 아이가 체험활동 과정중에 성추행을 당했다는데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니.. 어머니 그게 아니라.. OO이 △△를 만나고 싶어하는데.. 학폭 가·피해 학생 사이고 OO이 흥분된 상태여서 선생님들이 제재하고 하다 하다 안되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온거에요. ” “ 그럼 선생님께서는 우리 OO이 지금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순간 멍~하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다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을 겪은지라 OO어머니 전화를 받는게 두려웠다. 며칠 후 다시 울린 전화벨 소리.. “선생님~ 우리 OO이 잘못한 부분은 인정을 하지만.. 어떻게 교육기관에서 학생이 성추행을 당할 수 있나요?” “......” “......” “어머니~ OO는 요즘 원적교..

마리에게 꽂힌 나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다살림 공감교실의 마리와 나는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만나 함께 하는 것일까? 마리는 (마)음(리)더십의 애칭이다. 영어로 표현해도 마리((MA)UM (lea)dership = MAlea = malea)! 참 예쁜 이름이다. 내가 마리에게 꽂히게 된 시작은 ‘마음 그릇’이었다. 한국형의 둥그런 넓적한 큰 그릇에 다양한 감정 단어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었다. 왼쪽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오른쪽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음식 위의 화려한 고명처럼 제각기 자신의 색깔을 뽐내며 쁌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떤 것은 강하게 어떤 것은 부드럽게 어떤 것은 뜨겁게 어떤 것은 차디 차갑게 또 어떤 것은 힘차고 아름답게 어떤 것은 오묘하게 어떤 것은 모호하게 익숙한 음식들이 그런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