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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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177

제118호. 영진이의 지적, 아프지만 기쁘다.

추주연 (단풍나무) 원서를 쓰느라 북새통인 교무실로 옆 반 반장인 영진이가 왔다. 영진 : 선생님, 제 수행평가 점수가 왜 이따위일까요? ‘이따위’라는 표현에 놀랐다. 평소 아주 예의바른 영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 : 영진이가 이따위라는 표현을 쓰는 걸 보니 점수 때문에 많이 놀랐나 보다. 확인해 보고 싶어서 왔다는 거지? 근거 서류를 보니 이상이 없다. 다만, 늘 A등급을 받아온 영진이가 아깝게 B등급을 받은 것이다. 나 : 과제를 늦게 낸 적이 있었고, 서술형 평가 점수가 한 개 차이로 아깝게 B등급이네. 많이 아쉽고 속상하겠다. 영진 : 아, 좀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급간 차이가 너무 큰 거 아니에요? 그리고 미리 급간 차이에 대해서 말씀 안해 주셔서 이렇게 점수가 나올 줄 몰랐어요. 전 ..

제117호. 나 자유롭고 싶었구나.

김진우 (황토집) 다리에 깁스를 한지 7주가 되어간다. ᆢ많이 불편하고 답답하고 짜증도 난다. ᆢ하지만 한편으론 다행스럽다. 의사 말로는 내 부러진 부위가 80%는 수술하는 부위인데 나는 비켜갔다는 것이다ᆢ. 학교 식당에서 동료들이 밥을 타다주고 치워주고 난 앉아서 먹기만 하면 된다. 또 다음 주 정도면 깁스를 풀 수도 있다는 말도 다행이다. 평생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도 많은데 나는 겨우 몇 주면 되니 말이다ᆢ. 몸이 참 소중하다ᆢ. 그럼에도 몽글 몽글 올라오는 답답함과 불편함과 짜증은 친구처럼 붙어 있다. ᆢ특히 엄중한 역사의 시기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보지 못하는 것은 참 아쉽다. ᆢ그래도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보고 마음으로 함께하니 그 또한 다행이다. 빨리 나아야겠다는 의지도 생긴다. 딱 30년 ..

116호. 아이들과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수업

이선희 (평화) 금요일 아침 칠판에 '선생님 오시기 전에 나가지 않기'라고 써 놓았더니 현관 앞까지 마중나온 원준이가 눈을 마주치며 새살거렸다. "나가지 말라는 말 보고 뭔 일인가 싶었지?" "인제 선생님 오셨으니까 나갈 꺼예요." 장난끼를 담아 말하며 원준이는 나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원준이가 놀러가길 간절히 바라는 남자아이들을 대표해서 나온 걸 눈치 채고 원준이와 어깨동무를 하며 내가 상의할 게 있으니 잠깐 교실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거의 다 와 있다. "얘들아, 오늘 아침에 많이 추웠지? 오늘은 아침운동하고 무슨 수업을 이어 하기로 했지?" 기억이 잘 안 나나보다. "피구요."라고 하는 녀석도 있다. "피구가 엄청 하고 싶은데 못나가고 있어 근질거리겠다. 너희 마음을 ..

제115호. 전체 앞에서의 갈등상황 풀어내기

류지현 (잔디라)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내게 와서 말했다. “선생님 태양이가 울고 있어요.” “태양이가 뒤에 수성이랑 목성이가 던진 공에 맞았어요.” 전에 남자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며 놀고 싶다고 해서 교실에서 스폰지 공을 던지고 노는 것을 허락해 줬다가 금지시킨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공을 굴려서 놀겠다고 해서 낮게 던지기로 약속하고 허락해 주었는데, 공의 높이는 점점 높아졌나 보다. 역시 허락해주지 말걸,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뒤에서 공을 갖고 놀던 수성이, 금성이, 화성이, 목성이를 불렀다. 그런 후 사과를 받게 하려고 태양이와 공에 맞은 적이 있는 사람들을 일어서게 했다. 그런 후 태양이에게 물었다. 나: 태양아 네가 우는 건 아파서니, 화가 나서니? 태양: 둘 다..

제114호. 아이들에게 이해받기

김아영 (산) 어느 날 5교시에 수업하러 들어갔는데, 교과서를 펼쳐놓은 정도나 아이들이 앉아있는 모양새 등 못마땅하고 거슬리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한소리 하려다 나 스스로를 보니 몸이 고단하고, 회의에서 짜증난 맘으로 여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 얘들아~~ 선생님이 지금 마음이 안좋아서 얘기하고 싶어. 들어줄래? 아이들: 네. 얘기해보세요. 나: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회의하고 나서 더 많은 일을 해야되는 게 생겨서 엄청 짜증나고 신경질나고 답답해. 아이들: 그게 무슨 일이예요. 선생님? 나: 음, 그걸 내가 너네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자신이 없는데, 기분 알아줄 수 있어? 아이1(Cp-fc) : 정말 짜~증 나셨겠어요! 아이2(Fc-a) : 답답하시군요. 아이3(N..

제113호. 여러분 속에 있는 느낌이를 깨워보세요

홍석연 (봄) 오랜만에 괜찮은 수업이 된 것 같아 기쁘고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전에 김창오샘께서 ‘기분듣기, 생각듣기, 본심듣기, 칭찬하기’를 4명으로 나누어 발표시킨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니 이해도 잘 되고 한 가지만 하면 되니까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분 말하기 시간에 ‘느낌이, 살핌이, 바람이’로 나누어 말하기를 해보았어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하는 것 같아 기뻤어요. 국어시간, 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1. 동기유발 : ‘mbc 말의 힘 밥 실험’을 보고 생각한 것이나 기분 말하기 -윤서 : 밥도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저런데, 사람이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어휴, 정말 기분 나쁠 것 같고, 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범답안 발표^^) 2. ..

제112호. 우리반 아들들과 청소하기

추주연 (단풍나무) 우리 반 아들들 따뜻하고 든든하다. 남자 아이들과의 교실 청소는 만만치가 않다. 책상 밀기며 바닥 쓸기며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내 잔소리와 닦달이 있어야 움직인다. 그래도 청소 시간에 아이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이렇게 저렇게 청소를 끝내곤 했는데, 오늘 청소 시간엔 책상 두 개가 완전히 뒤집혀 있다. 뒤집힌 책상으로 장난을 치느라 청소는 더 늦어졌다. 종례 시간 나 : 책상 이렇게 뒤집은 사람 누구야? 현준 : 저요. 저는 민규꺼만 뒤집었는데요? 나 : 그래? 그럼 상진이꺼는 누가 그랬어? 아무도 말이 없다. 나 : 상진이 책상 뒤집은 사람이 없다는 거야? 아이들은 계속 말이 없다. 나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화가 났다. 청소가 늦어지고 책상 주인이 싫어하고 나도 보는 맘이 편치 않..

제111호. 지적을 주거니 받거니

추주연 (단풍나무) 오늘은 내가 급식지도 담당이다. 반 순서대로 입장해야 하는데 7반 차례에서 10반인 우리 반 영민이가 보인다. 나 : 영민아, 지금은 7반 순서야. 순서대로 들어가야지. 영민 : 왜 나한테만 그래요? 쟤도 들어가는데... 영민이는 계속 걸어 들어가며 말한다. 나 : 영민아, 이리 나와 봐. 영민 : 아 왜요? 다른 애들은 다 들어가는데! 영민이는 마지못한 표정으로, 아니 매우 짜증스러워 보이는 표정으로 다시 입구로 나와 내 앞에 섰다. 나 : 다른 애들은 다 들어가는데 왜 너한테만 그러냐는 말이지? 그래. 네 입장에서는 그랬을 것 같다. 그런데 네가 “왜 나한테만 그래요?” 라고 말하는 걸 듣고는 선생님이 와, 많이 속상하다. 그래서 너랑 이야기 하고 싶은데 지금은 일단 밥 먹고. 밥..

제110호. 학급회의 후 마음나누기

김후남 (나무) 다음 주 교육여행 준비로 버스와 방 배정, 장기자랑을 정하는 학급회의를 했다. 진행은 회장과 부회장이 주도하도록 부탁했다. 여자아이들에게 예민한 부분이라 버스와 방 배정이 오래 걸릴 것 같았으나 이미 친한 그룹들이 있어서 자연스레(?) 조율되었다. 반에서 아이들과 교류를 거의하지 않는 현진에게 마음이 쓰인다. 문제는 장기자랑, 담임회의에서 반별로 한 팀 이상씩 나오도록 하자는 얘기를 전했는데 회의 진행이 어려웠다. 우리 반 아이들 성격이 나서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어느 누구도 자원하지 않는다. 댄스반인데 축제 때 공연을 못한 수연이도 할까 하다가 마음을 접고, 몇은 추천을 하는데 당사자는 부담스러워했다. 작년 댄스반이었던 성연이는 며칠 남지 않은 교육여행이라 준비할 시간이 부..

제109호. 수업에서 만난 CP아이 (2탄)

신지원 (온돌) 방과후 연우가 찾아왔다. *나 : 오! 연우 왔구나.(최대한 밝고 반갑게 맞이했다.) 고맙다야. 약속 지켜줘서. *연우: 네. 뭐. *나: 오면서 마음 불편하진 않았어? 빨리 가고 싶은데 못가서 짜증난다거나. 불편한 소리 듣거나 혼날 것 같아서 오기 싫었다거나. *연우: 빨리 가고 싶긴 해요. *나: 그래. 밖에서 친구도 기다리고 빨리 가고 싶겠다. 선생님은 이왕에 이렇게 온 김에 이 시간을 잘 썼으면 좋겠거든. *연우: 오래 걸려요? *나: 아! 그래. 시간. 혹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면 괜찮겠니? *연우: 10분이요. *나: 10분? 그래! 좋구나. 선생님도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10분 정도면 너도 괜찮겠니? *연우: 네. *나: 그래. 우리가 이제 10분을 쓸 건데, 어차피 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