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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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272

'어쩌라고'가 '말이가 방구가'로~~!

올해 학급당 20여명의 초3 6개반, 초6 3개반 체육전담을 맡아서 수업하고 있다. 2주 전 쯤인가 3학년 2반 체육 수업 시간 끝나가는 중에~~ 한 학생이 찾아와서 S: 선생님, ㅇㅇ이가 연습하고 있는데 자꾸 괴롭혀요 T: (흠, 이 친구 자주 나한테 와서 이렇게 말한다. 요번 기회에 말버릇도 좀 알아차려 변화도 시켜보고, 다른 아이들도 종종 그러는 친구들이 있어 이 참에 본보기로 말공부 함 해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그래서 나한테 그걸 말하는 이유는? S: (당황한 표정으로)음, (가만히 있는다) 수업도 끝나가고 해서 아이들 전부 불러모았다. T: 얘들아, 샘이랑 S를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괜찮겠나? (아이들: 예) S가 oo이가 자기를 자꾸 괴롭혀요 라고 선생님한테 말하는데, ㅇㅇ이가 샘한테 뭘 어떻..

Let it be.

마음 리더십을 만나고 난 후의 나의 변화중 하나는 나를 그냥 놔둘수 있는 것이다. 매일이 분주하고 바쁘지 않으면 무능해 보여,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인정 받을것 같아 무언가를 열심히 하며 인정받으려 했던거 같다. 학급 운영을 할때 학생들을 위해 매달 무언가를 하고, 학생들이 "역시 우리반은 뭔가 달라" 라는 말을 들을때 학생들에게 인정받는것 같고, 주변에서 나를 인정해줄거라 생각하면서 살았던것 같다. 지금의 나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눈치를 덜 보고, 남의 인정을 덜 구하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고 만족스럽다. 학급 학생들을 위해 아무것도 안하고, 아침 조회시간 10분이 어색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나는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을 깨기 위해 과하게 행동하지 않는 내가 스스로 만족스럽다. 아직도 마..

마리와 함께 한 4년

'릴레이 마공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내 마음은, 막막하고, 긴장되고, 조바심 나고, 떨린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하고, 내가 쓴, 대단할 것 없는 글이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될 것이란 생각에 긴장이 되고, 떨린다. 그리고 한편 빨리 처리해야할 어떤 일이 떠올라 이 글을 얼른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조바심이 난다. 뭘 써야 하지?......... 지금 우선 드는 생각은, 마리를 만난 이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리고 요즘의 마리와 나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써보면 어떨까 싶다. 마음리더십을 알게된 지 4년 남짓 되었고, 그동안 마리는 내 삶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처음 마리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

Gracias a la Vida!

우연은 없다. 우주는 한 쿼크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믿는다. 지나온 삶의 여정이 어떠하든, 마음에 들든지 또는 들지 않던지, 그것 역시 어느 한순간도 버릴 것이 없다는 것도.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 시간, 내 수업의 주제는 ‘나를 만나는 시간여행’이다. 1기 진로교사로, 새로운 길을 걸을 때부터 표방한 주제였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어차피 삶의 길은 스스로가 찾고, 스스로가 걷는다. 교사는 그것을 도와주며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하는 존재이고.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수업에서 일상에서 학생들과 함께 나를 만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큰 은총인가? 그 여정의 한 모퉁..

관계 안에서 편안하고 싶다.

제가 교사공감교실에 참여한 이유는 관계 안에서 편안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역할이 있거나 나에게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는 아주 편안한데, 누군가 혹은 집단에서 나라는 존재를 향해 관계를 시도해 올 때 몹시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으면서도 그런 관계로 인해 오롯이 내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이 될까봐 거부감도 듭니다. 예전에는 이런 제가 '내 성격이 안좋아서 그런가?'라고 생각했는데, 마리를 공부하다보니 관계 안에서 내 바램(본심)을 접고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나의 본심을 관계 안에서 실현해가는 걸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그 도전 중에 하나로 교사공감교실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제 본심을 표현함으로써 여기 사람들과에 관계..

안전한 대화법

1. “선생님! 우리 아이가 체험활동 과정중에 성추행을 당했다는데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니.. 어머니 그게 아니라.. OO이 △△를 만나고 싶어하는데.. 학폭 가·피해 학생 사이고 OO이 흥분된 상태여서 선생님들이 제재하고 하다 하다 안되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온거에요. ” “ 그럼 선생님께서는 우리 OO이 지금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순간 멍~하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다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을 겪은지라 OO어머니 전화를 받는게 두려웠다. 며칠 후 다시 울린 전화벨 소리.. “선생님~ 우리 OO이 잘못한 부분은 인정을 하지만.. 어떻게 교육기관에서 학생이 성추행을 당할 수 있나요?” “......” “......” “어머니~ OO는 요즘 원적교..

마리에게 꽂힌 나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다살림 공감교실의 마리와 나는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만나 함께 하는 것일까? 마리는 (마)음(리)더십의 애칭이다. 영어로 표현해도 마리((MA)UM (lea)dership = MAlea = malea)! 참 예쁜 이름이다. 내가 마리에게 꽂히게 된 시작은 ‘마음 그릇’이었다. 한국형의 둥그런 넓적한 큰 그릇에 다양한 감정 단어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었다. 왼쪽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오른쪽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음식 위의 화려한 고명처럼 제각기 자신의 색깔을 뽐내며 쁌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떤 것은 강하게 어떤 것은 부드럽게 어떤 것은 뜨겁게 어떤 것은 차디 차갑게 또 어떤 것은 힘차고 아름답게 어떤 것은 오묘하게 어떤 것은 모호하게 익숙한 음식들이 그런 것처럼 ..

사연 모른 채 상담하기_가을하늘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보통 이렇게 묻는다. - 무슨 일인데? 왜냐면 무슨 일인지 알아야 공감을 하든 도움을 주든 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배우고 익힌 마음리더십은 굳이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아도 상대를 공감하며 도울 수 있다. 지난 주에 학급 아이 한 명을 상담했다. 나는 고 3이어도 생활, 정서 상담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이런 말로 상담을 시작한다. - 요즘 어떻게 지내니? 대게는 그냥 뭐 똑같이 지낸다거나 별 일 없다는 식으로 반응하는데 00이는 조금 달랐다. - 최근에 힘든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평소에 실없이 웃기는 말을 종종 하고 미소가 많은 아이라 나는 00이가 힘들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 어, 그래? 좀 나아졌다니 다행이긴 한데 ..

늘 시작은 긴장되고, 후련하고, 뿌듯하다.

지금은 2021년 6월 6일 현충일, 오전 8시 30분.. 장소는 교무실 글을 쓰며 단비 유현숙님과 가을하늘 한창호님도 쓰셔서, 나의 글이 3번째가 되면 안심될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독립된 주체인 두 사람이 알아서 하고 싶은 일을 통제할 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하니 스스로 아쉽고 답답하다. 나는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그러면서도 감동적이고, 나를 드러낼 수 있으나, 너무 많이 드러나지는 않고,,, 그런 글을 쓰고 싶으니, 답답하고, 아쉬운거다. 글에서 인정받고 싶은거구나. 스스로가 안쓰럽다. 그리고 이런 나를 알아차림은 반갑다. 나는 올해 23년째의 교직 생활중 가장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듯 매년 뭐 일할 것 없나 이러며 바쁘게 살았고, 지금은 그 익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