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자기이행성 (작성자: 소망(김정석)) 지난 학기 만났던 성현이와의 일이다. “선생님, 다른 아이들이 저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 같아요.” “어? 그래? 아이고, 저런 불안하겠다.” 불안하겠다고 마음은 알아주기는 했지만, 나는 난감해졌다. 학교폭력 사안이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려본다. 전학오기 전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다른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던 일을 떠올려 낸다. 성현이는 사람이 무섭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했었다. “많이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겠다.” “네.” “네 기분을 너의 말로 표현해 볼래?” “뭔가 불안하고 무서워요.” “뭔가 불안하고 무섭구나.” 뒤에서 수군대는 것 같다는 아이들은 소위 좀 노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