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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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272

말의 자기이행성 (소망)

말의 자기이행성 (작성자: 소망(김정석)) 지난 학기 만났던 성현이와의 일이다. “선생님, 다른 아이들이 저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 같아요.” “어? 그래? 아이고, 저런 불안하겠다.” 불안하겠다고 마음은 알아주기는 했지만, 나는 난감해졌다. 학교폭력 사안이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려본다. 전학오기 전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다른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던 일을 떠올려 낸다. 성현이는 사람이 무섭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했었다. “많이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겠다.” “네.” “네 기분을 너의 말로 표현해 볼래?” “뭔가 불안하고 무서워요.” “뭔가 불안하고 무섭구나.” 뒤에서 수군대는 것 같다는 아이들은 소위 좀 노는 아이들..

지금 여기

지금 여기를 적고 싶습니다. 두근거리고 긴장된다 지금 내맘에 뭐가 있을지 몰라서. 집중하고 싶고 진솔하고 싶다. 평화롭다 남편이 보는 티비소리와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자유롭고 싶고 배려하고 싶고 일상에 감사하고 싶다. 답답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를 그대로 두고 싶다. 머리가 아프다 뭔가 압박해오는 것 같아서. 내 바람과 의지대로 살고 싶다. 설렌다 나에게 집중하는 지금이 참 좋아서. 지금 여기에 있고 싶다. 신기하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어서. 회복하는 내가 되고 싶다. 기특하다 단비 언니의 안내를 받고 기한 안에 글을 쓰고 있어서. 룰을 지키고 싶고 여유롭고 싶고 고생하는 언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싶다. 든든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단비언니 참바람 행복하니 바쁘고 힘들텐데 더 부담하고 있어서. ..

섣부른 지도나 훈계보다 내 마음 전달하기

내가 지도하는 학급의 한 학생중에 00이는 수업시간에 영~ 의욕이 없고 거의 업드려서 자거나 원격수업에 가끔 결석하거나 수업에 잠깐 참가했다가 일찌감치 나가버린다. 이 학생에 대한 나의 태도는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했었다. 그 학생의 태도는 수업을 방해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내가 힘들지는 않았다. 00에 대한 나의 감정 상태는 못마땅하거나 안타깝거나 신경이 쓰이긴 했으나 학생들이 잔소리로 여기는 나의 훈계나 지도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한 학기가 거의 반이 지나가고 있었고 그 학생은 늘 그렇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은 신기하게도 00이가 수업을 듣고 있는게 아닌가~ 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에 "00이가 평소 수업시간에 업드려 있어서 내심 안타깝고 선생님이 표현은 안했지만 무슨 힘든 일이 있는지 걱정도..

비우면 뭘로 채우나?

마리를 접한 후 참 많이 비웠다. 그리고 많은 감정들을 찾아 느끼며, 삶의 의미도 찾고 한결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다. 감정 자각도 빨라지고 예전보다 감정 때문에 일과 관계를 그르치는 일이 많이 줄었다. 가정에서나 사회 생활이나 한결 편안하고 좋아졌다.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다보니 정말 많은 감정이 올라온다. 아이에 대한 감정뿐만 아니라 나와 가족에 대해서도 많은 감정이 일어난다. 그때그때 자각해보고, 가끔은 신랑한테 이야기하면서 이해받고 더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비우기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비워도 비워도 공허하고 헛헛하다.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오늘은 마공릴레이를 위해 내 마음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비우면 마음에 뭔가 채워야하는데 지금은 막막하고 기운없다. 비우기에만 집..

백신 사건

1-2학년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해서 오후에 공가를 내고 다음 날 연가를 냈다. 아이들에게 나의 부재를 알릴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느닷없이 낯선 선생님과 조우하게 하는 것 보다는 미리 마음의 준비라도 할 시간을 주는 게 좋겠다 그게 아이들의 권리이겠다 그게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이겠다 싶어서 내일은 선생님이 코로나 백신 맞고 하루 쉰다 했다. 갑자기 저기 창문 쪽에 앉아 있던 이ㅇㅇ가 와~~~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자 맨앞줄에 앉은 김ㅇㅇ가 오~예~라며 따라한다. 선생님, 너무 서운하고 섭섭하고 속상해 내 기분을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속상하다고 말했는데도 이 ㅇㅇ는 자기의 기쁨에 들떠서 남선생님이면 좋겠다, 우리 선생님 1주일 안온다고? 하면서 자기 바람을 넣어 친구에게 묻는다. 백신 맞고 집에 ..

마음나누기-학부모 티타임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는 혁신학교이다. 부산에서도 혁신학교라고 하면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떠올릴정도 6년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를 처음 접한 나로서는 아직도 어색하고 낯선 문화들이 많았다. 특히나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함께한다는 개념이 참으로 새로웠다. 학부모와의 만남은 최대한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나로서는 1학기에 한번 저녁에 하는 학부모티타임이 새롭다못해 충격이었다. 학년마다 1학기에 한번씩 저녁에 학부모들과 모임을 가진다. 학년 교육과정 소개도 하고 1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안내도 한다. 올해 5학년을 맡으면서 학부모 티타임을 6월의 금요일 6시에 하게되었다. 부장님은 나에게 우리 학급에서 늘 해오던 아침마음나누기를 학부모님들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공감교..

할 일은 많고, 하기는 싫고

학기말 미뤄놓았던 일들에 기한이 다가온다. 짜증나고 힘들고 하기 싫다. 교과세부능력 동아리 활동 특기사항 자율활동, 진로활동 한문교육학회 발표 원고 릴레이 마공이야기 모두 다 글을 써야 하는 내가 정말 못하는 것인데 해야하는 것들이다. 큰 일이다. 생각만 해도 하기 싫고, 귀찮다. 그런데 해야한다. ㅠ.ㅠ 그리고 잘 하고 싶은 욕심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조금 내려 놓고 대충 썼으면 좋겠는데 나 자신에게 아쉽다. 내려 놓음이 있었으면, 그런데 내려 놓으면 내 자신에게 용납이 안되니 나를 혹사 시킨다. ㅠ.ㅠ 그냥, 빨리 여름 방학이 되어 가고 싶은데 돌아다니고 싶다. 더운데 몸은 지친다. 환문, 다솜. 힘내자. 아자 아자

가정통신문 너무 쓰기 싫어.

학기말, 학생부 작성이 너무 하기 싫다. 특히 가정통신문을 쓰기 싫다. 너무 쓰기 싫다. 진짜 쓰기 싫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젠 정말 써야 한다. 아, 진짜 쓰기 싫다! 내 마음을 비워야 가정통신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정통신문을 떠올리면, 나는 “반발심이 든다. 귀찮다. 하기 싫다. 버겁다. 부담스럽다. 답답하다. 위축된다. 후회된다. 미안하다. 휑하다. 거리감이 느껴진다. 아련하다. 고맙다. 든든하다.” 4년 동안 안 했던 걸 하라고 하니 반발심이 들고, 4년 동안 안했던 걸 하려니 귀찮고 하기 싫다. 뭘 써야할 지 모르겠어서 버겁고 아이들 삶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 떠오르는 게 별로 없어서 답답하고, 1학기가 지났는데 아이들을 제대로..

나와 닮은 선생님

나와 닮은 선생님 기말고사가 끝나는 오늘 점심이 없었다. 같은 교무실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성적처리를 담당하시는 영어 선생님이 약속시간에 되어도 자리에 돌아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휴대 전화가 책상 위에서 울렸다. 시험장이었던 본교무실에 연락을 해도 영어 선생님은 없다고 한다. OMR 카드 리딩을 하느라 성적처리실에 계신 듯해 내가 영어 선생님하고 함께 갈 테니 다른 세 분의 선생님은 먼저 가시라고 했다. 예상대로 영어 선생님은 성적처리실에 OMR 카드 리딩을 하고 있었다. 나는 점심 약속 시간이 되어 지금 가면 된다고 했다. 영어 선생님은 2반 카드 리딩을 마저 한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함께 약속 장소로 걸어갔다. 식당은 후문에서 100m 남짓 거리였다. 영어 선생님은 후문쪽으로 가면서도 ..